집중투표제·감사위원 분리선출·3% 룰 강화자사주 소각·보유 처분 계획 잇따라 … 주주환원 정책 확대사업 목적 추가·사명 변경까지 … 성장 전략 재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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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업계가 이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앞두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올해 주총은 개정 상법 시행을 앞두고 이사회 구조와 정관을 정비하는 자리로 성격이 바뀌었다.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3% 룰 강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굵직한 제도 변화가 주총 이후 본격 적용되기 때문이다.

    4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주총 일정을 확정한 상장사 593곳 가운데 약 73%인 436곳이 이달 중 주총을 연다. 오는 24일, 26일, 31일에 일정이 몰리면서 이달 말 주총이 집중될 전망이다.

    국회를 통과한 2차·3차 개정 상법은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의결권 3% 제한, 자사주 취득 시 1년 내 소각 의무 등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등 정관 변경안을 잇달아 상정하고 있다. 이마트, 신세계, 농심, 오뚜기 등이 관련 안건을 주총에 올렸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오는 9월부터 집중투표제가 의무 적용된다.

    감사위원 선임 방식 변화도 변수다. 개정 상법에 따라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합산 3%로 제한되면서 지배주주 영향력이 줄어든다.

    이에 따라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2인 이상 두기 위한 정관 개정이나 추가 선임 안건이 상정되고 있으며 이사회 정원 조정이나 임기 구조 개편 등 사전 정비 움직임도 나타난다. 삼양식품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을 확대하고 선임·해임 관련 조항을 정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자사주 관련 안건도 이어진다. 이마트는 주총에서 자사주 보유 및 처분 계획 승인의 건을 상정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2월 자사주 50% 이상을 소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뒤 이를 이행 중이다. 발행주식의 2% 이상에 해당하는 자사주 소각을 목표로 지난해 4월 28만주를 소각한 데 이어 올해도 28만주를 추가 소각할 예정이다.
  • ▲ 신상열 농심 부사장 ⓒ농심
    ▲ 신상열 농심 부사장 ⓒ농심
    신세계 역시 향후 3년간 매년 20만주 이상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히고, 이달 31일 20만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1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해 연내 소각할 방침이며 자회사인 현대홈쇼핑의 자사주(약 530억원 규모)도 주식교환 의결 시점에 즉시 소각하기로 했다.

    주총에서 사업 목적 추가·변경을 통해 성장동력 확보에도 나섰다. KT&G는 인쇄 및 인쇄 관련 사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대상은 지식재산권 등 무형자산의 취득·관리와 라이선스 및 판매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며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선다.

    에이피알은 의료기기 개발·제조·판매업을 목적사업에 포함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자전거 및 관련 운송장비 소매업을 추가하며 사업 범위를 확대한다.

    이밖에 농심은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2명 신규 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이 가운데 신상열 부사장은 신동원 회장의 장남으로 미래사업실장과 전무를 거쳐 부사장에 오른 인물이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오너 3세의 경영 참여 폭이 이사회 구성에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SPC삼립은 주총에서 상호를 삼립으로 변경한다. SPC삼립의 사명 변경은 2016년 삼립식품에서 SPC삼립으로 변경한 이후 약 10년 만이다. 회사는 SPC그룹의 브랜드 체계 정립 프로젝트에 따라 그룹 통합 브랜드를 반영하기 위해 사명을 변경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총은 단순히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개정 상법 체제에 맞춰 이사회 구조와 의사결정 방식을 재정비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3% 룰 강화 등으로 소수주주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형식적 대응이 아닌 실질적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