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연속 2%대 안착 무색케 하는 중동발 해일석유류 하락이 만든 '물가 안정세' 곧 깨질 가능성전문가들 "유가·환율 겹쳐 수입 물가 상승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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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소비자물가 동향 ⓒ국가데이터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2.0%를 기록하며 표면적인 안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는 최근 발발한 중동 전쟁의 충격이 반영되기 전인 만큼 확전 상황에 따라 '저물가 기조'가 뒤집힐 가능성이 크다. 국제 유가가 1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공급망 봉쇄가 현실화되면서 3월부터는 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를 돌파하는 'S(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6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0% 상승하며 6개월 연속 2%대 흐름을 이어갔다. 석유류 가격 하락과 농산물 가격 상승폭 둔화가 안정적인 물가 흐름에 기여했다.지표 안정의 일등공신인 석유류 가격은 전년 대비 2.4% 하락하며 전체 물가 수치를 끌어내렸다. 농산물 역시 채소류(-5.9%)를 중심으로 1.4% 내리며 전체 물가 상승 폭을 제한했다.가공식품 물가도 안정 흐름이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2.1% 올라 전달(2.8%)에 비해 상승 폭이 둔화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민생물가 관련 담합 조사에 따른 밀가루 가격 인하(전월비 -2.4%)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지표상의 안정과 달리 내부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서비스 물가는 개인서비스가 3.5% 급등하며 2024년 1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축산물도 6.0% 오르며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키웠다.문제는 2월 지표가 '폭풍 전야'의 기록이라는 점이다. 최근 전체 물가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한 석유류가 미국-이스라엘 전쟁 확전 사태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대폭 확대된 만큼 향후 물가 상승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국제유가는 이번 주에만 20% 이상 폭등했다. 5일 오후 2시 30분 현재(현지 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9.31% 폭등한 배럴당 81.6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WTI가 81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4년 6월 이후 처음이다.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 상승 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 월가에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될 경우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원유 공급이 수일 내로 중단되고, 분쟁 8일째엔 하루 최대 330만 배럴의 공급이 차단될거라고 보고 있다.여기에 더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자국 정유사에 석유제품 수출 중단을 구두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글로벌 수급난은 더욱 심화될 조짐이다.이두원 국가데이터처 심의관은 "이달 초부터 일일 단위로 휘발유 값이 크게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3월 물가에 직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국내 주유소 가격은 최근 닷새간 120원 넘게 폭등하며 선반영이 시작된 상태다.중동 사태 전개 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정부는 유가 급등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일부 주유소에서 하루 사이 리터당 200원 넘게 가격이 오르는 사례가 보고되자 '최고가격 지정' 카드까지 내밀었다.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석유류의 과도한 가격 인상과 관련해 "무관용 원칙으로 최대한 조치해 국가적 위기 상황을 악용하는 데 대해 절대 용납하면 안 되겠다는 각오"라며 "유종별, 지역별로 최고가격 지정까지 검토에 들어갔다"고 했다.이는 물가안정법에 근거한 강력한 시장 개입 조치다. 정부는 합동점검반을 통해 폭리 및 매점매석을 단속하되, 유가 상승세가 통제 불능 수준에 도달할 경우 유종별·지역별 판매 가격의 상한선을 법으로 규제하게 된다.우리나라는 과거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석유류에 대해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바 있다. 가장 최근에는 2020년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대란' 당시 최고가격 지정 및 긴급수급조정조치를 통해 시장 혼란을 잠재웠던 전례가 있다.국제 유가 변동이 국내 시장에 전이되는 시차(2~3주)를 고려하면, 이달 초부터 급등한 휘발유 가격 등은 3월 물가 지표에 고스란히 반영될 예정이다. 결국 2월의 2.0% 상승률은 안정의 신호가 아닌, 거대한 경제적 해일이 닥치기 전 해수면이 낮아진 '마지막 저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가 상승에 환율 문제까지 겹치며 수입 물가 전반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중동 상황 전개 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