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회장, 그룹 편입 후 첫 지분 매입 … 성장전략 의지 신호PNA 안정성 무기로 항체-핵산접합체 시장 선점 가능성 주목美 바이오텍과 경쟁 중이지만 글로벌 상용화 전무한 초기 기술이어지는 적자구조 속 플랫폼 입증 여부가 기업가치 핵심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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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 소재 HLB파나진 본사. ⓒHLB파나진
진양곤 HLB그룹 회장이 계열사인 HLB파나진 주식을 잇달아 매입하면서 차세대 신약 플랫폼인 AOC(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 개발에 대한 그룹 차원의 베팅이 본격화하고 있다.정밀 분자진단 기술을 축적해온 HLB파나진이 핵산치료제 기반 신약개발에 뛰어드는 시점에 최대주주가 직접 지분을 늘렸다는 점에서 중장기 기술전략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AOC 플랫폼의 상용화 사례가 전무한 만큼 PNA라는 차별화된 기술을 앞세운 HLB그룹의 AOC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군다나 회사 실적이 여전히 적자 구조인 만큼 AOC 플랫폼의 사업화 성과가 기업가치 입증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양곤 회장은 지난달 여덟 차례에 걸쳐 HLB파나진 주식 29만9811주를 장내 매수했다. 취득 금액은 총 5억1799만원 규모다.진 회장이 HLB파나진 지분을 직접 매입한 것은 회사가 2023년 HLB그룹에 편입된 이후 처음이다. 이번 매입으로 진 회장의 HLB파나진 직접 보유 지분율은 0.65%가 됐다.회사 측은 이번 지분 매입이 PNA(인공 DNA) 기반 핵산치료제 플랫폼을 활용한 AOC 신약개발 전략에 대한 신뢰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HLB파나진 관계자는 "PNA 기반 AOC 플랫폼의 기술적 가능성과 중장기 성장 잠재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향후 성장 과정에 책임 있게 함께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업계에서는 최대주주가 직접 지분을 늘린 점을 단순 투자 이상의 '전략적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아직 플랫폼 검증 단계에 있는 만큼 그룹 차원에서 장기적인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려는 성격이라는 분석이다.HLB파나진이 추진하는 AOC는 항체-링커-페이로드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념을 확장한 기술이다. 세포독성 약물 대신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핵산치료제를 탑재해 정밀한 표적 전달과 기능 조절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치료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다만 기술 난이도는 높은 편이다. 핵산 페이로드는 세포투과성이 낮은 경우가 많고, 항체를 통해 세포 내부로 유입되더라도 엔도좀(endosome)에 갇혀 작동 지점까지 도달하지 못하거나 분해효소에 의해 파괴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특히 세포 내부 전달 이후 핵산이 세포질로 빠져나오는 '엔도좀 탈출(endosomal escape)' 과정이 AOC 개발의 핵심 난제로 꼽힌다.HLB파나진은 이러한 한계를 자사의 PNA 기반 핵산치료제 기술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PNA는 구조적으로 핵산 분해효소에 강하고 표적 결합 정확도가 높아 항체와 결합해 세포 내부로 전달된 이후에도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파트너사의 항체-링커 접합기술과 결합한 AOC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첫 적용 적응증으로는 희귀 유전질환인 두센 근이영양증(DMD)을 선정했다. DMD는 유전자 결함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핵산치료제 기반 접근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다. 회사는 기존 연구 축적을 바탕으로 PNA를 페이로드로 활용한 AOC 구조에서도 치료 가능성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AOC 개발 경쟁은 이미 글로벌 바이오텍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어비디티바이오사이언스와 다인테라퓨틱스 등이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임상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상업화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업계에서는 AOC가 핵산치료제의 전달 효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하면서도 임상 단계에서 실제 치료 효과가 입증돼야 한다는 신중론도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HLB파나진의 이번 전략은 HLB그룹의 기술 포트폴리오 확장 흐름과도 맞물린다. 그동안 HLB그룹은 항암제 '리보세라닙'을 중심으로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왔지만 최근에는 진단, 플랫폼 기술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장기적인 기술 기반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핵산치료제 플랫폼 확보 역시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회사는 기존 분자진단 사업에서도 글로벌 인허가와 수출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조직 내 단백질의 위치와 발현을 정밀 분석하는 공간단백체(spatial proteomics) 기술과 AI 기반 데이터 해석을 접목하며 연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다만 연구개발 중심 사업구조로 인해 실적은 아직 적자 상태다. 잠정실적 기준 HLB파나진의 지난해 매출은 150억원으로 전년 131억원에 비해 14.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3억원에서 -34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순이익 역시 2023년 이후 3년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2016~2018년 이후 또다시 3년 연속 순손실이다.핵산치료제 시장 자체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들에 따르면 글로벌 핵산치료제 시장은 향후 수년간 빠르게 확대돼 2030년에는 수백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상업화 성공 사례가 제한적인 만큼 기술 검증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장인근 HLB파나진 대표는 "PNA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AOC 신약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치료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며 "차세대 정밀치료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물질을 확보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다만 AOC 플랫폼이 아직 글로벌 상용화 사례가 없는 초기 단계 기술인 만큼 HLB파나진이 진단기업에서 신약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는 결국 임상 단계에서 기술이 실제 치료 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금융투자업계 한 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는 "AOC는 핵산치료제의 가장 큰 한계로 꼽히는 전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평가받지만, 기술 검증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분야"라며 "HLB파나진의 PNA 기술이 임상 단계에서 실제 치료 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향후 기업가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