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생산적 금융 협의체’ 개최 … 금융지주·증권·보험·정책금융 참여생산적 금융 규모 1243조 확대, 첨단·벤처·지역 투자 집중5대 은행 기업대출 778조 … 한달 새 6.8조 증가에너지·AI·반도체 투자 확대 … 대형 프로젝트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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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권 자금의 흐름을 부동산 중심에서 첨단산업과 벤처, 지역 혁신기업으로 전환하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금융당국과 주요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대규모 자금 공급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향후 1243조원 규모의 금융자금이 혁신 산업과 실물경제로 흘러들어갈 전망이다.

    1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9일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제3차 ‘금융업권 생산적 금융 협의체’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삼성생명, 메리츠화재,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책금융기관과 생산적 금융 추진 계획과 실적을 점검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생산적 금융 규모는 당초 1240조원이었지만 최근 1243조원으로 확대됐다. 금융권 자금이 부동산 등 자산 중심 금융에서 벗어나 첨단·혁신·벤처 산업과 지역 투자로 이동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실제 금융권 자금 흐름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올해 2월 말 기준 778조 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 8000억원 증가한 반면, 가계대출 잔액은 690조 3000억원으로 1조 2000억원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기업 중심 자금 공급 확대가 생산적 금융 정책의 초기 신호로 보고 있다.

    금융사들도 조직과 인센티브 체계를 개편하며 대응에 나섰다. 신한금융지주는 생산적 금융을 그룹 핵심 전략으로 지정하고 지주 내 전담 사무국과 자회사 조직을 신설했다. 그 결과 올해 2월 말 기준 3조 1600억원을 투입해 연간 목표의 18.6%를 조기 달성했다. 또한 전북 전주에 금융허브를 구축하고 1000억원 규모 벤처 모펀드 출자도 추진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5000억원 규모 에너지·인프라 펀드를 조성해 수소·에너지저장장치(ESS)·AI 데이터센터·SOC 분야 투자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BNK금융지주는 500억원 규모 ‘부울경 미래성장전략산업 펀드’를 조성해 지역 기술기업과 전략 산업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증권업계도 모험자본 확대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간 1조 6000억원 이상 모험자본 투자를 목표로 설정했고 하나증권은 2000억원 규모 벤처모펀드 결성을 추진 중이다.

    보험업계 역시 생산적 금융 투자 확대에 동참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향후 5년간 1조 6000억원, 그룹 전체로는 6조원 규모 자금을 국민성장펀드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정책금융기관도 지원을 확대한다. 산업은행은 국민성장펀드 연계 특별상품 2조원을 포함해 총 90조원 규모 여신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미 신안 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3.4조원), 삼성전자 평택 AI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2.5조원), 전고체 배터리 소재 공장 구축(1000억원) 등 대형 프로젝트 지원이 승인된 상태다.

    금융당국은 생산적 금융 전환 과정에서 금융사 간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한 자금 규모보다 유망 산업과 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지원한 금융사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생산적 금융 대전환이 단순한 정책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금융권이 제도와 조직을 통해 내재화해야 한다”며 “향후 실적과 수익을 통해 금융사의 경쟁력이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