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임기 막바지, 차기 통화 사령탑 인선 관심 집중금통위원·금융위원장 거친 고승범, 정책 경험 강점 부각이준구·조윤제 등 학계 인사도 후보군 거론연임 변수·국제통 카드까지 … 한은 총재 인선 ‘안갯속’
  • ▲ 왼쪽부터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 조윤제 연세대 특임교수 ⓒ청와대 및 누리집 갈무리
    ▲ 왼쪽부터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 조윤제 연세대 특임교수 ⓒ청와대 및 누리집 갈무리
    한국은행 차기 총재 인선을 둘러싼 하마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창용 총재 임기 종료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와 조윤제 연세대 특임교수 등 학계 인사들도 후보군에 오르내리면서 차기 '통화 사령탑' 인선에 금융시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2022년 4월 취임한 이 총재는 내달 20일 임기를 마친다. 한은 총재 임기는 4년이며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통상 후임 인선은 임기 종료 약 한 달 전 발표되는 만큼, 차기 총재 지명은 이달 안에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2~3명의 후보군을 중심으로 막판 검증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일각에서는 이 총재의 연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다. 이 총재는 취임 이후 한은의 연구 영역을 구조개혁과 사회문제까지 확대하며 조직 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전임 정부에서 임기가 시작된 인사라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금융권에서는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이 최근 가장 강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 전 위원장은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에서 주요 보직을 거친 대표적인 금융 관료다. 금융위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을 지낸 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맡아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도 참여했다. 이후 금융위원장까지 역임하며 금융 정책 전반을 총괄한 경험을 갖춘 인물이다.

    특히 금융통화위원과 금융위원장을 모두 지낸 이력은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정책을 동시에 이해하는 드문 경력으로 평가된다. 가계부채 관리와 금융시장 안정 정책을 추진한 경험도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책 조율 능력이 중요해진 만큼 고 전 위원장의 경력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학계 인사들도 꾸준히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국내 거시경제학 분야를 대표하는 학자로 꼽힌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서울대 교수로 오랜 기간 재직하며 학계와 정책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경제학 교과서 집필과 활발한 학술 활동으로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진 경제학자다.

    조윤제 연세대 특임교수 역시 후보군 가운데 한 명으로 꾸준히 거론된다. 조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분석관을 지낸 국제금융 전문가로 문재인 정부 시절 주미대사를 맡아 한·미 경제 외교를 담당했다.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가 넓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제금융 환경 변화에 대응할 적임자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 밖에도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 등 국제통 인사들이 후보군에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글로벌 금융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대외 경험과 국제 네트워크를 갖춘 인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금융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정책 호흡이 차기 총재 인선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새 총재는 향후 4년 동안 현 정부와 함께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하는 만큼 정책 방향의 궁합이 중요하다는 것. 특히 최근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중앙은행의 정책 판단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금리 환경과 대외 리스크가 동시에 커지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정책 신뢰도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차기 총재 인선 역시 전문성과 정책 조율 능력을 동시에 고려한 선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