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인 거래소 거래량 급감…업비트 30위권까지 밀려코인 약세·변동성 축소에 투자 이탈, 증시로 자금 이동금융위 '가이드라인' 곧 발표…자기자본 5% 한도 검토거래소들 법인 전용 서비스 확대…기관자금 유입 기대
  • ▲ 1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5사(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는 최근 거래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hatGPT
    ▲ 1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5사(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는 최근 거래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hatGPT
    거래 부진에 빠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법인 투자 허용'이라는 돌파구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금융당국이 상장법인의 가상자산 거래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서면서 개인 투자자 중심이던 시장 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 거래량 급감 … 업비트 글로벌 순위 30위권 밖

    1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5사(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는 최근 거래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상장법인의 가상화폐 거래 가이드라인'을 올해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지만, 핵심인 상장법인의 구체적 투자 한도와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날 코인게코에 따르면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는 글로벌 거래소 순위 3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세계 3~4위 수준이던 거래 규모가 최근 3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빗썸은 66위, 코빗은 77위, 고팍스와 코인원은 100위권 밖에 머물렀다.

    거래량 감소는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비트와 빗썸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거래 수수료가 매출의 약 98%를 차지했다. 코인원·코빗·고팍스 역시 유사한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

    거래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가상자산 약세와 변동성 축소가 꼽힌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시가총액 상위 자산의 가격 변동 폭이 줄어들면서 투자자 이탈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미·중 무역갈등으로 급락한 이후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후 미국의 이란 공습에도 6만달러대 박스권에서 제한적인 등락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에 한정된 국내 규제 환경도 거래소 경쟁력을 약화시킨 요인으로 보고 있다. 미국 등 주요 시장에는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등 기관 투자 수요가 존재하지만 국내에는 안정적인 수급 주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 ▲ ⓒ금융위원회
    ▲ ⓒ금융위원회
    ◇ 법인 코인 투자 허용 '가시화' … 가이드라인 윤곽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위는 상장법인의 가상화폐 거래 가이드라인을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여당도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단일안 논의를 위한 당정협의회를 조만간 열 예정이다.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2017년 이후 사실상 제한돼 온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단계적으로 허용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2월 마련한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로드맵'에 따르면 1단계에서는 법집행 기관·지정기부금단체·대학 학교법인 등 비영리법인의 거래가 허용된다. 2단계에서는 금융회사를 제외한 상장법인과 전문투자자로 등록한 약 3500여개 법인의 투자 및 재무 목적 거래가 시범 허용된다. 이후 3단계에서는 모든 일반 법인까지 가상자산 거래거 전면 허용될 예정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기업의 과도한 투자 위험을 고려해 투자 한도를 '자기자본의 5% 이내'로 설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면 코인에 투자한 기업의 재무 안정성도 함께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 ▲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 법인 투자 허용 기대감 … 거래소, '기관 고객' 선점 경쟁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법인 투자 허용에 대비해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해 12월 기업 전용 디지털자산 서비스 '업비트 비즈'를 출범했다. 100% 콜드월렛 기반 커스터디 서비스와 국내 최대의 거래 유동성을 바탕으로 매매·보관·운용을 통합한 서비스를 내세웠다. 현재 업비트 비즈에 등록 절차를 마친 법인은 233곳이다. 업비트는 제휴 은행인 케이뱅크와 협력해 법인 고객을 확대할 계획이다.

    빗썸은 최근 대량 주문을 여러 차례에 나눠 자동으로 집행하는 시간분할자동주문(TWAP) 서비스를 앱과 PC, 모바일 웹까지 확대했다. TWAP 주문은 일정 기간 동안 주문을 분할해 시장가로 제출하는 방식으로 대량 거래 시 가격 변동 영향을 줄일 수 있다.

    빗썸은 지난해 '빗썸 비즈 콘퍼런스 2025'를 개최하며 법인 고객 확보에도 나섰다. 현재 약 200여개 법인 고객을 확보했으며 KB국민은행과의 실명계좌 제휴를 기반으로 전담 매니저가 직접 방문해 가입을 지원하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코인원은 자금 관리의 유연성을 강화한 '코인원 비즈'를 선보였다. 국내 거래소 중 유일하게 자산 분리 기능을 지원해 투자 전략별 계정 관리가 가능하며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고객에게 0.02% 수준의 낮은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

    코빗은 신한은행과의 협업해 내부통제와 보안을 대폭 강화한 '코빗 비즈'를 출시했다. 관리자와 사용자 계정을 분리해 입출금 권한을 제한하고, 공동인증서 로그인 기능을 적용했다. 고팍스는 별도 브랜드 대신 전문 인력을 통한 대면 상담 중심으로 법인 고객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법인 투자 허용이 예상되면서 거래소들이 지난해부터 관련 서비스 준비를 진행해 왔다"며 "가이드라인이 확정되면 기관 자금 유입과 함께 시장 유동성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