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재고 처리가 환자 안전보다 우선인가" … 입법권 남용 질타 정책 실패 의료계 전가 … 수급 불안정 본질 '약가와 원료의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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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빈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성분명 처방 강제화' 법안을 '국가적 재앙'으로 규정하고 입법 강행 시 의약분업 제도 자체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초강수 배수진을 쳤다.

    의협은 11일 결의문을 통해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인 성분명 처방 강제화 추진으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며, 14만 회원의 분노를 모아 총력 대응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의협은 성분명 처방 도입이 환자의 기저질환과 특성을 무시한 채 '약국 재고'에 맞춘 조제를 유도해 치명적인 약화(藥禍) 사고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를 "경제 논리에 종속된 특정 직역만을 위한 입법"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전문가의 양심으로 환자 안전을 포기한 국회의 반지성적 행태에 결사 항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협은 최근의 의약품 수급 불안정 사태가 원료의약품의 과도한 해외 의존과 정부의 잘못된 약가 정책이 불러온 '정책 실책'임을 명확히 했다. 

    결의문에서는 "국회가 본질적인 개선책은 외면한 채 성분명 처방이 해결책이라는 황당한 법안으로 책임을 의사에게 미루고 있다"며 "만약 전문가의 경고를 무시하고 입법을 강행한다면 해당 의원들에게 정치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처방권 사수'다. 의협은 성분명 처방이 2000년 도입된 의약분업의 대원칙인 '처방과 조제의 분리'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의협 관계자는 "처방권을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개악은 의·약·정 합의 파기"라며 "국회가 파멸의 길을 선택한다면 우리는 의약분업 제도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의료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거침없는 행진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