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업체에 과징금 31억6500만원·6개 업체 고발소비자들, 담합으로 돼지고기 더 비싸게 구입
  • ▲ 서울 용산구 이마트 축산매장에서 한 시민이 돼지고기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 서울 용산구 이마트 축산매장에서 한 시민이 돼지고기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육가공업체들이 이마트에 납품하는 돼지고기 가격을 사전에 짬짜미(담합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들의 담합은 납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소비자들은 이마트에서 더 높은 가격에 돼지고기를 구매하는 피해를 입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입찰가격이나 견적가격을 사전에 합의한 9개 돼지고기 가공·판매업체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1억6500만원을 부과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가운데 6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담합에 참여한 업체는 대성실업, 대전충남양돈축산업협동조합, 부경양돈협동조합, CJ피드앤케어, 도드람푸드, 보담, 선진, 팜스토리, 해드림엘피씨 등 9곳이다. 이 중 대성실업, 대전충남양돈축산업협동조합, 부경양돈협동조합, CJ피드앤케어, 도드람푸드, 보담 등 6개 법인은 검찰에 고발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마트는 육가공업체로부터 돼지고기를 납품받아 소비자에게 판매할 때 업체 구분 없이 판매하는 '일반육'과 브랜드 라벨을 붙여 판매하는 '브랜드육'으로 구분해 판매하고 있다. 브랜드육은 사료나 사육 환경 등을 차별화해 생산된 돼지고기로 일반육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육의 경우 이마트가 육가공업체를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해 납품업체를 선정한다. 조사 결과 입찰에 참여한 8개 업체는 2021년 11월 3일부터 2022년 2월 3일까지 진행된 14차례 입찰 가운데 8건에서 삼겹살, 목심 등 부위별 입찰가격이나 하한선을 사전에 합의한 뒤 해당 가격대로 투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입찰 계약 규모는 총 103억원이다.
  • ▲ 육가공업체들의 텔레그램 담합 대화. (공정위) ⓒ전성무 기자
    ▲ 육가공업체들의 텔레그램 담합 대화. (공정위) ⓒ전성무 기자
    브랜드육 거래에서도 담합이 이뤄졌다. 이마트는 각 업체로부터 견적서를 제출받아 협의를 통해 납품가격을 결정하는데, 도드람푸드, 보담, 선진, 팜스토리, 해드림엘피씨 등 5개 업체는 2021년 7월 1일부터 2023년 10월 11일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부위별 견적가격을 사전에 합의한 뒤 해당 가격으로 견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체결된 계약 규모는 총 87억원이다.

    이마트는 납품가격에 일정 마진을 붙여 판매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에 납품가격이 상승하면 소비자 판매가격도 함께 오르게 된다. 공정위는 이번 담합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돼지고기를 더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이 국민들이 많이 소비하는 식재료인 돼지고기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납품가격 담합을 적발해 제재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료품 분야에서 물가 안정을 위협하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한시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밀가루, 전분당, 계란 등 담합 사건도 신속하게 처리하여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