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여금 매달 줘도 5명 중 1명 '이탈' 청년형 ISA도 곧 출시 … 청년 자금은 '한정' 이번에도 예산 이월되면 '1조' 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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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도약계좌의 중도 해지율이 20%에 육박하며 정책 실효성 논란이 커진 가운데, 정부가 또다시 청년 대상 적금 상품을 내놓는다. 6월 출시되는 ‘청년미래적금’에는 약 7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면서 또 다른 혈세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6월 출시되는 청년미래적금은 만기 3년 동안 월 최대 50만원을 납입하면 소득 수준에 따라 6~12%의 정부 기여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구조다. 이를 위해 편성된 예산은 7446억원이며 목표 가입자는 483만명에 달한다.

    문제는 과거 유사 정책 상품의 성적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청년도약계좌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중도 해지율이 19.8%에 달해 약 51만명이 가입 후 계좌를 해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원금과 고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2년 납입 후 중도 인출까지 허용했음에도 가입자 5명 중 1명이 이탈한 셈이다.

    당초 청년도약계좌의 목표 가입자는 306만명이었지만 실제 가입자는 200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배정된 예산 3590억원 가운데 상당액은 사용되지 못한 채 다음 해로 이월됐다. 정책 설계와 시장 수요 사이에 괴리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이다.

    그럼에도 금융위원회는 새로 출시되는 청년미래적금의 목표 가입자를 오히려 크게 늘렸다. 가입 목표는 483만명으로 기존 상품보다 두 배 이상 확대됐고 예산 역시 7446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전 상품조차 목표를 채우지 못했던 상황에서 목표와 예산을 동시에 확대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책 메시지의 혼선도 논란거리다. 최근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밸류업 정책’을 내세우며 국내 증시 투자 확대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아파트 대신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고 언급하며 주식 투자 활성화를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청년들에게 3년 동안 자금을 묶어두는 적금 상품을 권장하는 것은 정책 방향이 엇갈린다는 지적이다. 특히 변동성이 큰 장세 속에서 투자 수익을 기대하는 2030 세대에게 장기간 자금을 묶어두는 상품은 기회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올 하반기에는 주식 투자 중심의 ‘청년형 ISA 계좌’까지 도입될 예정이다. 비과세 혜택을 확대해 자본시장 투자를 직접적으로 장려하는 제도다. 한정된 자금을 가진 청년들에게 한편에서는 적금을 권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주식 투자를 장려하는 정책이 동시에 등장하면서 혼란만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년들의 경제 여건 역시 장기 적금 유지에 불리한 환경이라는 분석이 많다. 서민금융진흥원의 ‘2024년 청년금융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를 해지한 가장 큰 이유는 ‘실업 또는 소득 감소’로 응답자의 39%가 이를 선택했다. ‘긴급 자금 필요’ 역시 주요 해지 사유로 꼽혔다.

    또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는 생활비 상승을 가장 큰 재정적 부담으로 지목했다. 주거비와 생활비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3년 동안 꾸준히 납입을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존 정책 상품을 폐지하거나 이름만 바꿔 새로 출시하는 방식이 반복되면서 행정 비용과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힌 경제정책 전문가는 “과거 정책 상품의 이탈률과 예산 집행 실적 등을 면밀히 분석해 제도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며 “정권 교체 때마다 새로운 청년 금융상품을 만드는 방식은 정책 지속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