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사상 최대 비축유 방출에도 유가 불안 지속 … 호르무즈 긴장 고조환율 1480원 재진입·비트코인 7만달러 붕괴 … 위험자산 동반 급락금감원 원자재·보험업권 긴급 점검, 중동 리스크 금융시장 확산 경계한은 “당분간 금리 중립” 시사 … 유가·환율 변동성에 통화정책 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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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분쟁이 다시 격화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재돌파하자 금융시장이 다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단숨에 1480원대로 치솟고 비트코인 가격은 7만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위험자산 전반에서 매도세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사상 최대 규모 전략비축유 방출에 나섰지만 시장 불안을 완전히 잠재우지 못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유가 쇼크' 경계감이 다시 퍼지고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6원 오른 1480.1원에 개장해 장중 1470원 후반~1480원 초반대에서 등락하다 1481.2원에 마감했다. 최근 환율은 장중 1500원선에 근접한 뒤 1400원대 중반까지 내려왔지만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면서 다시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환율 상승의 핵심 배경은 국제유가다. 국제유가 기준 지표인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최근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이후 전략비축유 방출 기대 속에 일부 조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시장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뉴욕시장에서 WTI는 배럴당 87달러 안팎, 브렌트유는 100달러 선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회원국 공동으로 총 4억 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를 시장에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IEA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공동 대응 조치다. 중동 전쟁 여파로 급등한 국제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대응이지만, 공급 불안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일대 긴장이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25%가 이 해협을 통과하는데 최근 선박 피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시장에서는 해당 지역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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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자산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한때 6만 90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하며 다시 7만달러 선이 붕괴됐다. 최근 2주 동안 중동 갈등이 고조될 때마다 비트코인이 급락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 회피 심리를 키우면서 투자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원유 등 상품시장 변동성과 자본시장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전문가 간담회를 열었다. 이와 동시에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자산운용 리스크와 선박 보험 보장 공백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일부 선박의 경우 기존 보험이 취소되고 신규 계약이 체결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정책 당국 역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당분간 통화정책을 '신중한 중립 기조'로 운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현재 기준금리 2.50% 동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특히 최근 중동 리스크로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시장 안정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시장에서는 중동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반복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유가 상승은 무역수지 악화와 원화 약세를 동시에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IEA가 사상 최대 규모 비축유 방출에 나섰음에도 유가가 다시 반등했다는 점은 시장이 공급 불안 리스크를 여전히 크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며 “중동 상황이 안정되지 않는 한 환율과 금융시장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