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처 "주일·휴일 반납하고 추경안 마련" 주문정치권, 추경 투입이 선거 판세 미칠 영향력 경계당초 10조 수준 거론되다 20조 수준으로 불어나국민의힘 "무리한 확장재정은 오히려 독"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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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신속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지시한 가운데 기획예산처와 관계 당국은 초고속 예산 편성에 나섰다. 추경 규모는 최대 2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정부는 추경을 두고 전국민 지원금은 없다고 일축했지만,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인 만큼 선거용 선심성 예산이라는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15일 관가에 따르면 중동전쟁이 격화되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유가가 치솟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추경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앞서 이 대통령이 지난 12일 "추경 편성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해달라"고 주문하자 기획예산처는 주말과 휴일을 반납하고 추경안을 마련해 줄 것을 부처에 주문했다. 기획처는 국책 연구기관 등과도 긴밀하게 소통하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방침이다.당국은 최근의 대내외 여건이 국가재정법 89조의 추경 사유 중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 관계의 변화,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정부는 추경 대상 사업으로 초고유가 상황 대응을 위한 물류·유류비 부담 경감과 서민·소상공인·농어민 등 민생 안정, 외부 충격에 따라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는 수출기업 지원 등을 언급했다.13일 0시부터 국내 석유 가격 급등을 진화하기 위해 시행된 '석유 최고가격제'를 지원하기 위해 손실 보전 재원을 추경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최고가격제는 정유사가 주유소·대리점 등에 공급하는 도매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것으로 정부 재정으로 손실을 보전하는 구조다. 정유사의 공급 최고가는 리터(ℓ)당 휘발유 1724원, 경유는 1713원, 등유는 1320원으로 각각 정했다. 최고가격은 2주마다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MOPS) 변동률을 반영해 산정된다.최고가격이 장기간 고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손실 규모를 일정부분 제어 가능하나 대외 변수에 따라 손실 보전분이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어 적정 재원 확보가 관건이다.자영업자와 농민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 에너지바우처 지급과 유가 상승 피해를 입은 유통·물류 업계 지원책도 준비 중이다. 경기 전반 위축시 소상공인이나 비수도권 지역을 배려한 정책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이 대통령은 6·3 지방 선거를 앞둔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직접 지원을 하면 또 퍼준다거나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며 발목을 잡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비난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직접지원을 하는 것이 좋고, 또 그중에서도 현금보다는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하면 지역 상권 매출로 전환되며 이중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정부는 '타깃형 직접 지원'을 강조하고 있지만 야당에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실시된 추경과 같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민생지원금 지급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또 '핀셋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대규모 예산 투입 그 자체가 선거 판세에 미칠 영향력을 경계하고 있다.정치권에서는 이번 추경이 여당 소속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 강력한 '프리미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역구 소상공인 지원이나 에너지 보조금 등 유권자들이 체감하기 쉬운 현금성 지원이 선거 직전 집중될 경우, 여당 후보들의 지지율을 견인하는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정치권 안팎에서는 당초 10조원 수준에서 거론되던 추경이 20조원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포퓰리즘 우려가 제기된다. 지방선거를 한두 달 앞둔 시점에서 수조 원 규모의 현금성 지원이 유권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번 추경이 '선거를 의식한 조치'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선거를 앞두고 국민 혈세를 살포하겠다는 노골적인 '벚꽃 매표 추경'"이라고 반발하고 있다.정부는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를 활용해 추경을 편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법인세 초과 세수만 10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어 추경 규모는 '10조원+α' 수준이 될 전망이다.KB증권은 최소 10조원에서 최대 20조원까지 추경 편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4월 중 추경안의 국회 제출과 집행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으로, 일각에선 이르면 주요 기업의 법인세 신고·납부 시한인 3월 말 이전에 추경안을 제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여당은 추경안이 국회로 넘어오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정부가 추경 예산안을 편성하는 즉시 신속하게 심의·의결해 우리 경제와 국민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국민의힘은 이번 추경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견제에 나섰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역시 예상대로 지방선거용 추경"이라며 "727조원에 달하는 올해 예산은 이미 다 쓴 건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지금, 무리한 확장재정은 오히려 독"이라고 비판했다.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도 SNS에 "유동성이 넘치고 중동 사태가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와중에 돈을 더 풀겠다는 것은 표(票)퓰리즘"이라며 "이재명 정권의 방탕한 경제정책을 지방선거에서 엄중히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