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헬륨 흔들 … 제조업 원가 비상알루미늄·물류비 급등 … 車·수출 압박해상·항공 운임 동반 상승 … 수출기업 부담전쟁보험료 급등 … 보험권 리스크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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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해안에 정박 중인 선박.ⓒ연합뉴스
중동 지역 전쟁 확산 여파가 에너지·물류·금융 전반으로 번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유가 급등과 해상 운임 상승, 원자재 가격 인상, 보험료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전자·자동차·해운·항공·보험 등 산업 전반에 연쇄적인 압박이 가해지는 모습이다. 단순한 고유가 충격을 넘어 공급망과 금융 비용이 동시에 흔들리는 복합 리스크라는 평가가 나온다.15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전쟁으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분야는 석유화학이다.중동산 나프타 공급 차질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일부 업체는 생산 감축과 가동률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나프타와 콘덴세이트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 화학제품의 핵심 원료로, 공급이 흔들릴 경우 플라스틱·합성섬유·타이어·도료 등 제조업 전반으로 비용 상승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로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간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는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반도체 산업도 핵심 소재 공급망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중동 의존도가 높은 헬륨과 브롬 공급 불안이 우려된다. 카타르는 전 세계 헬륨 생산의 약 3분의 1을 담당하는 주요 생산국으로, LNG 생산 차질 우려가 겹치면서 헬륨 현물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산업가스 가격이 오르면 생산 비용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고유가에 따른 전력비 상승과 투자 심리 위축까지 겹치면서 업계는 원가 상승과 투자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중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전자업계 역시 원자재 비용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반도체를 제외한 원재료 매입액이 약 100조원에 육박하며 전년보다 약 9% 증가했다. 특히 TV·가전·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원가 부담이 크게 늘었다. 디스플레이와 전자부품 업계에서도 연성회로기판실장부품(FPCA), 커버 글라스, 동박적층판(CCL) 등 핵심 소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 압박이 커지고 있다.자동차 산업도 원자재와 물류 비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업종이다. 최근 알루미늄 가격은 중동 물류 차질 우려 속에 수년 만의 고점권까지 상승했다. 알루미늄은 전기차 차체와 배터리 케이스, 휠, 전장 부품 등에 폭넓게 쓰이는 핵심 소재다. 여기에 전쟁 위험 보험료와 해상 운임 상승까지 겹치면서 부품 납기와 완성차 수출 채산성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물류 시장의 변동성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커지면서 원유선과 LNG선, 컨테이너선 운임이 동시에 상승했다. 해상 운송 차질이 발생하자 항공 화물 운임도 덩달아 오르는 추세다. 특히 장기 운송 계약이 아닌 스폿 계약에 의존하는 중소 수출기업들은 운임 상승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항공업계 역시 고유가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다음 달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항공권 가격 인상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항공사들은 유가 헤지 전략으로 비용 부담을 줄이려 하고 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대응 여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금융권에서도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에서 국내 보험사의 해상보험 위험 노출 규모는 약 1조7천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전쟁 위험이 높아지면서 선박 보험료율도 기존보다 크게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보험사 유동성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이번 중동 리스크가 단순한 유가 상승보다 훨씬 복합적인 충격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원유뿐 아니라 화학 원료, 산업가스, 금속 원자재, 물류비, 보험료까지 동시에 상승하면서 기업 비용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단기적인 유가 급등보다 원가 상승과 공급망 불안이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적 리스크에 가깝다”며 “기업 경쟁력은 결국 비용 관리와 공급망 대응 능력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