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여파에 거래대금 79조→38조투자자예탁금 5거래일 만에 약 12조원 감소외국인·기관 '팔자' 전환, 투자심리 위축요동치는 환율, 유가에 변동성 장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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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급감하고 투자자예탁금도 빠르게 줄어들며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자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증권가는 유가와 환율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분간 코스피가 뚜렷한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코넥스를 합산한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12일 37조719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13일에는 38조117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4일 79조4720억원까지 치솟았던 거래대금과 비교하면 약 52.05% 급감한 수준이다. 이달(3일~13일) 일평균 거래대금(51조5940억원)은 물론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46조860억원)보다도 낮다.

    거래대금은 코스피가 하루에만 10% 안팎의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던 3~4일을 기점으로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되자 투자자들이 신중한 태도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스피 시장의 거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4일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은 62조8827억원에 달했지만, 5일에는 45조3089억원, 6일 31조4024억원으로 줄었고 이후 감소 흐름이 이어지며 지난 12일에는 23조7196억원까지 내려왔다.

    투자 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예탁금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12일 기준 120조1462억원을 기록했다. 4일 사상 최고치인 132조682억원을 기록했던 예탁금이 5거래일 만에 약 12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최근 투자자예탁금은 코스피 상승과 함께 꾸준히 증가해 왔다. 지난 1월 27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고, 이달 3일과 4일에는 각각 120조원과 130조원을 넘어섰다.

    전체적인 투자 동향에서도 투자심리 위축이 감지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큰손’인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2조8756억원, 2조788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의 상장지수펀드(ETF) 매수세가 반영되는 금융투자 역시 이달 들어 13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2조2407억원을 순매도했다.

    외환시장 불안도 투자심리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하나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501.0원으로 출발했다. 서울 외환시장 주간거래에서 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한 것은 1997~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달러 외 주요국 통화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화 약세는 그중에서도 특히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고유가 현상이 이어지고 이란 사태 장기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달러 강세 흐름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금주 FOMC 회의 등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외환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 중심의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 급등에 따른 사모시장 등 신용경색 리스크도 외환시장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란 사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고유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달러-원 환율의 1500원선 안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정부의 개입 강도가 중요한 변수”라며 금주 달러-원 환율 밴드를 1480~1520원으로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중단기적으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안정돼야 금융시장 불안도 진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실질적인 종전 조건은 결국 호르무즈 해협의 원활한 통항 보장”이라며 “단기적인 종전 선언이 나오더라도 원유 시장이 안정되기 전까지 중동 지정학적 불안은 상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외 변수에 민감한 코스피 시장은 당분간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미·이란 전쟁 추가 격화 여부와 유가 향방 ▲미국 사모시장 관련 뉴스 흐름 ▲3월 FOMC 이후 연준의 예상 금리 경로 변화 ▲엔비디아 GTC ▲마이크론 실적 등에 영향을 받으며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간 코스피 예상 범위는 5150~5650포인트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