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1500원 돌파 후 1497.5원 마감…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전쟁 장기화 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환율 1500원 안착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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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지역 군사 충돌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뉴노멀' 국면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제 유가 급등과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가 겹치며 원화 약세 압력이 구조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환율 상단이 추가로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7.3원 오른 1501.0원으로 출발해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2일 이후 처음으로 주간 거래 장중 1500원을 넘어섰다. 이후 일부 되돌림이 나타나며 상승 폭을 줄였지만 오후 들어 다시 상승 전환하며 장 마감 기준 전 거래일보다 3.8원 오른 149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 25일(1502.3원) 이후 가장 높은 주간 거래 종가다.

    시장에서는 이미 환율이 1500원선을 시험한 만큼 향후 레벨 인식이 빠르게 상향 조정될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환율 상승의 배경에는 중동 지역 긴장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된 영향이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 수요가 늘어나면서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는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에너지 시장 불안이 환율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이란이 세계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중국 위안화로 거래된 원유를 실은 선박의 통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곳의 통행이 제한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망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미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며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환율이 1500원을 넘나들면서 시장에서는 기존의 심리적 저항선이 빠르게 상향 조정되는 모습이다. 과거에는 1400원이 주요 심리적 저항선으로 인식됐지만 최근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와 고유가 환경이 맞물리며 시장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중동 전쟁 장기화가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며 환율이 1500원 안착 여부를 시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위험 선호 심리가 극단적으로 위축될 경우 위험 통화로 분류되는 원화 약세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1500원을 넘나들면서 시장에서도 레벨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바뀌는 분위기”라며 “중동 상황이 쉽게 진정되지 않는다면 당분간 1500원을 중심으로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