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일반·디지털' 뭉뚱그린 투망식 채용 여전인뱅은 직군 세분화 … 소속 팀부터 업무 내용· 필요 스펙까지 명시'커리어 패스'도 차별점 … 2030에게 직장 '포트폴리오' 쌓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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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채용공고 일부 ⓒ각사
주요 은행권의 상반기 공개채용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가운데, 기성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간의 인재 선발 방식 차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직무를 세분화해 이른바 '핀셋 채용'에 나서는 인터넷은행과 달리, 시중은행은 여전히 구체적인 설명 없이 직무를 뭉뚱그려 대규모 인원을 선발한 뒤 부서를 배치하는 '투망식 채용' 관행을 벗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의 신입 행원 채용 공고는 지원자가 입사 후 정확히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포괄적인 형태로 구성돼있다. KB국민은행은 일반 행원을 'UB(Universal Banker)'로 통칭하며 기업과 개인고객 정도로만 직무를 분류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도 과거 공고 기준 기업금융과 개인금융으로 큰 틀만 나눴을 뿐, 주요 직무 내용은 '고객 대상 금융서비스 제공', '신규 고객 발굴', '상품 판매' 등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본인의 구체적인 커리어를 예상하고 계획하기 불가능한 구조다.문제는 직무 설명은 두리뭉실한 반면 요구하는 '우대사항'은 최고 전문가 수준이라는 점이다. 시중은행 공고에 나열된 우대 자격증은 무려 30여 개에 달한다. 지원자들은 어느 부서에 배치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맹목적인 '자격증 사냥'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비전공자 문과생이 학기 중에 취득하기 버거운 데이터베이스 관련 자격증(SQL)은 물론, 대부분의 은행에서 우대사항으로 기재된 국제자금세탁방지전문가(CAMS)의 경우 회원 가입비와 수험료, 자격 유지 비용 등을 합치면 300만원을 훌쩍 넘기는 실정이다. -
- ▲ 2026년 토스뱅크 채용공고 홈페이지 화면 ⓒ 토스뱅크
반면, 인터넷은행의 채용은 직무를 세부적으로 나누고 역할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토스뱅크의 채용 공고를 보면 6개 분야에서 무려 58개 직군을 쪼개서 채용한다. 단순히 '대출 담당'이 아니라 '대출 운영 매니저(Loan Operations Manager)', '대출 전략 개발 매니저(Strategy Development Manager)' 등으로 직무를 정밀하게 세분화하고 입사 시 합류하게 될 팀과 구체적인 업무 내용, 심지어 이력서 작성 팁까지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역시 '금융사기 대응', '신용대출 상품 기획 및 운영' 등으로 직무를 나누고 자격요건과 우대사항을 명료하게 기재했다.이제 직원 개인의 커리어 설계 여부는 인재를 끌어모으는 회사의 핵심 '차별점'으로 자리 잡았다. 이직이 잦은 2030 세대에게 직장은 더 이상 평생 머무는 곳이 아니라 자신의 몸값을 올리고 성장하기 위해 뚜렷한 '포트폴리오'를 쌓는 곳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프로젝트와 성과가 이력에 남는 빅테크나 인터넷은행과 달리, 시중은행에 입사하면 단순히 '디지털부 소속 행원'으로 묶여 상세한 커리어 개발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실제로 몇 년 전 시중은행에서 인터넷은행으로 이직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는 아무리 성과가 뛰어나도 결국 전통적인 기성 행원 업무의 틀 안에 갇히는 구조"였다며 "더 다양한 직무를 맡아 내 전문성을 키우며 주도적으로 성장하고 싶어 이직을 결심했다"고 이직 이유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