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 개최중동발 '빚투' 급증 경고인터넷은행 IT 사고에 금전적 페널티 부과
  • ▲ ⓒ금융감독원
    ▲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같은 대규모 소비자 피해 재발을 막기 위해 '무관용 원칙'을 강조했다. 앞으로 레버리지상품 등 고위험 상품에서 위규사항이 적발될 경우 감경 없이 은행권 ELS 과징금에 준하는 강도 높은 제재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이찬진 원장 주재로 '제1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개최하고,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소비자 위험 요인을 점검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기존의 사후 구제 중심 감독 체계를 리스크 기반 사전 예방으로 전환하기 위해 마련된 금감원 내 최고위급 협의 기구다.

    특히 금감원은 최근 은행권에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ETF 신탁, ELD 등 주가연계상품에 대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세훈 수석부원장은 "ELS 제재가 감경 없이 적용될 경우 은행권 전체적으로 약 4조원 수준"이라며 "향후 유사 피해가 발생할 경우 경영진 인사상 문제가 이뤄질 수 있는 과징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동 상황 불안 등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로 지속되고 있는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에 대해서도 점검이 이뤄졌다. 협의회는 고령층을 중심으로 신용융자 잔고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점을 지적하며 주가 조정 시 반대매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예금담보대출, 스탁론, 카드론, 약관대출 등 전 금융권의 레버리지 투자 추이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위험 확산 시 즉각 소비자경보를 발령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인터넷전문은행과 가상자산사업자, 빅테크 등의 빈번한 전산 사고에 대해서도 기본기 부족을 질타하며 금전적 페널티를 예고했다. 최근 발생한 토스뱅크 환전 오류, 카카오뱅크 모바일 앱 장애 등이 기본적인 내부통제 미흡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기본이 안돼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서는 확실한 금전적 페널티를 부과하겠다"며 "IT 투자 지출을 늘리는 것이 회사 경영에 이익이라는 마인드를 확실히 심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생 금융 범죄 대응도 강화된다. 카드사 가상계좌나 은행 자유적금 계좌가 보이스피싱 자금 세탁이나 중고거래 사기에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계좌 개설 제한 등 관리 강화 지침을 마련하라는 조치다. 

    보험업권에서는 법인보험대리점(GA)의 과도한 정착지원금을 통한 설계사 이직 유도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승환 계약' 권유 등을 긴급 점검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보험 모집 질서 혼탁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변액보험 판매 급증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변액보험 신계약 건수는 2024년 13.5만건에서 2025년 17.8만건으로 30% 이상 급증했다. 금감원은 하락장이나 변동성 장세에서 단기 실적을 위해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우려하며 상품 구조 및 펀드 관리 유의 사항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도록 지도했다.

    최근 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높이고 있는 간병비 일당 한도 역시 점검 대상이다. 한도 확대가 과당경쟁으로 이어져 보험료 인상이나 불완전판매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보험 점검 센터가 공신력 있는 기관인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하는 영업 행위도 점검 중이다.

    금감원은 보험 상품 판매 시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보다 사업비나 설계사 수수료가 과도하게 책정되는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관련 공시 제도 도입이나 가이드라인 마련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철저하게 소비자 입장에서 피해가 우려 되는 요인을 사전에 인지하고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소비자 중심 DNA가 금융권에도 내재화되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