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자산가 타깃 프리미엄 WM 경쟁 … 강남에 전용 라운지 운영 일반 고령층 닿는 오프라인 점포, 매년 약 200곳 폐쇄 부의 크기 따라 갈리는 대우 … 고령층 '디지털 소외' 심화 비판
  • ▲ 시중은행이 시니어 자산가 특화 서비스에 몰두하는 반면, 일반 취약 노년층이 이용하는 영업점 점포는 줄이고 있다. (시중은행 전경) ⓒ 연합뉴스
    ▲ 시중은행이 시니어 자산가 특화 서비스에 몰두하는 반면, 일반 취약 노년층이 이용하는 영업점 점포는 줄이고 있다. (시중은행 전경) ⓒ 연합뉴스
    노년층을 향한 시중은행들의 전략이 '자산 규모'에 따라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고령층 자산가에게는 프리미엄 특화 서비스를 쏟아내는 반면 일반 고령층이 주로 이용하는 동네 영업점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줄이고 있어, 자산 규모에 따라 금융 서비스 질에 차별을 두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막대한 현금과 부동산을 보유한 시니어 세대를 새로운 핵심 수익원으로 낙점하고 자산관리(WM) 고객 확보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나은행은 시니어 은퇴 설계와 상속, 증여, 연금 등 상담을 전담하는 '하나더넥스트 라운지'를 서초동 등 서울 중심지 4곳에 운영 중이다. 유언대용신탁 상품인 '하나 리빙트러스트'를 포함해, 전문가를 내세운 세무·부동산 전문 세미나, 문화·교양 강좌 커뮤니티 모임 등을 운영한다.

    신한은행은 시니어고객 컨설팅센터 '쏠(SOL)메이트 라운지'를 전국 5곳에서 운영 중이다. 기부, 증여, 메디케어, 후견인 등 총 4가지 옵션으로 생애 전환기별 맞춤 상품을 제공하고 프리미엄 요양시설이나 병원 예약 등 비금융 라이프 케어까지 밀착 관리한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KB골든라이프', '살롱 드 원더라이프'를 운영해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예대마진 축소 속에서 은행들이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한 돌파구로 시니어 자산가를 낙점한 결과다.

    이처럼 노년층 자본 유치에는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정작 취약 고령층이 주로 의존하는 대면 영업점은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지난 23일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의 영업 점포 수는 2020년 말 6404곳에서 2025년 말 5514곳으로 5년 새 890곳 급감했다. 특히 전체 점포의 60% 이상이 집중된 수도권의 타격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서울은 1948곳에서 1573곳으로 375곳이 줄었고,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은 총 3499곳에서 2944곳으로 555곳이 자취를 감췄다.

    특히 점포 축소는 대형 시중은행이 주도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이 859곳에서 650곳으로 209곳을 줄여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KB국민은행이 972곳에서 771곳(-201곳), 우리은행이 821곳에서 656곳(-165곳)으로 감소했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 역시 각각 43곳, 58곳의 점포를 없앴다. 비대면 거래 확대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핵심은 점포 유지에 들어가는 막대한 임대료와 인건비를 덜어내기 위한 비용 절감 조치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고액 자산가층 시니어는 전용 라운지에서 대면 특화 서비스를 누리는 반면, 일반 고령층은 단순 창구 업무조차 영업점을 찾아 나서야 하는 실정이다. 대면 창구 의존도가 높은 일반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이 오히려 좁아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은행권의 영업 전략이 자산 규모에 따라 서비스 격차를 벌리면서 취약 고령층의 금융 소외 현상이 가속화시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