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가계대출 줄이고 수도권 기업금융 쏠림 … 서민금융 역할 '흔들'가계대출 규제·생산적 금융·지역균형 발전 맞물리며 '엇박자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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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에 있어야 할 서민금융 자금은 수도권으로 몰리고, 금융지주는 조직을 지방으로 옮기면서 금융 흐름이 거꾸로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가계대출 규제, 생산적 금융 확대, 지역균형 발전 등 서로 다른 정책 기조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가운데 우리저축은행을 제외한 KB·신한·하나·NH저축은행은 영업권을 모두 서울특별시와 수도권(경기도·인천광역시)에 두고 있다.

    NH저축은행이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에 본점을 두고 마포구 홍익로에 지점을 배치하며 수도권 기반 영업체계를 공고히 하는 등이다. 이러한 구조는 과거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당시 금융당국 요청에 따라 금융지주들이 수도권 소재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만들어졌다. 

    문제는 서민 자금줄 역할을 지향해야 할 저축은행이 제도적 취지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지주는 지역균형 발전 정책에 따라 지방 이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자회사 저축은행은 서민자금 공급 대신 수도권 중심의 기업금융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우리저축은행의 202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민금융인 가계대출 규모는 1년 사이 887억원에서 464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전체 대출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39.73%에서 20.89%로 1년 만에 급격히 축소됐다. 

    반면 같은 기간 기업대출 비중은 60.27%에서 79.11%로 크게 확대됐다. 기업 및 부동산 금융으로 자산 구조를 빠르게 재편한 결과다. 하지만 기업 자금 중개도 지역 실물 경제 지원과는 거리가 멀었다. 

    우리저축은행의 기업대출 세부 내역을 보면 금융업 대출이 494억원(22.28%)으로 가장 많았고 부동산업 및 임대업(17.86%), 부동산 PF 대출(17.62%), 토목건설업(7.2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저축은행 본연의 기능인 소상공인 지원 성격이 강한 숙박 및 음식업(0.90%), 도매업(0.95%), 운수업(1.69%) 등은 모두 1% 내외의 낮은 취급액을 기록했다. 실물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 대출도 2.44%에 그쳤다.

    이는 금융지주들이 추진하는 지방행과는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최근 KB·신한·우리금융 등은 정책적 흐름에 발맞춰 전주를 중심으로 지방 금융 허브 구축에 나섰으며, 하나은행도 본점 소재지를 인천 청라로 이전하는 정관 개정 안건을 통과시키며 지역 생태계 지원을 약속했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히 개별 금융사의 전략 문제가 아니라, 가계대출 규제와 생산적 금융 확대, 지역균형 발전 등 서로 다른 정책 기조가 동시에 작동한 결과로 해석된다. 가계대출이 막히면서 저축은행은 기업대출로 무게중심을 옮겼고, 생산적 금융 기조는 이를 뒷받침했다. 

    반면 금융지주는 지역균형 발전 정책에 따라 조직을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자금과 조직의 이동 방향이 엇갈리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태생 자체가 지역·서민금융기관"이라며 "2금융권 가운데서도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의 기업대출 취급액이 많은 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