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모리 수요 폭발 … 삼성·SK, 분기 최대 실적 기대감 확대HBM 중심 공급 재편 … 범용 메모리 가격 급등·공급자 우위 고착화쇼티지 장기화 전망 … 빅테크 투자 확대 속 슈퍼사이클 진입
  • ▲ 삼성전자 HBM4 제품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 HBM4 제품 사진ⓒ삼성전자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폭증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분기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공급 재편과 범용 메모리 가격 급등이 맞물리며 메모리 산업이 본격적인 슈퍼사이클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양사 합산 영업이익이 최대 70조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약 36조원대 중후반으로 집계되며, 일부 증권사는 최대 40조원까지 내다보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30조원대 초중반에서 최대 38조원 수준이 예상된다. 

    이는 양사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3조원대)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단일 분기 실적만으로도 연간 실적에 근접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같은 실적 급등은 HBM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 수요 확대가 직접적인 배경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에 맞춰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HBM 중심으로 생산을 재편하면서 범용 D램과 낸드 공급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그 결과 전 제품군에서 공급 부족이 심화되며 가격이 급등했고, 시장은 명확한 공급자 우위 구조로 전환됐다.

    실제로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은 구조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최근 '메모리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의 실적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마이크론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며 D램과 낸드 평균판매가격(ASP)이 각각 60%대 중반, 70%대 후반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메모리 업황 회복이 아닌 구조적 상승 국면 진입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수급 불균형 역시 장기화될 전망이다. 현재 주요 고객사의 메모리 수요 충족률은 약 60%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공급 부족 현상은 최소 2027년에서 2028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이 물량 확보를 위해 가격보다 공급 안정성을 우선시하면서 장기공급계약(LTA)을 확대하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이는 메모리 산업의 중장기 실적 가시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AI 투자 확대 흐름도 수요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은 향후 수년간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며 이에 따라 메모리 탑재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AI가 학습 중심에서 추론 중심으로 확장되면서 서버당 메모리 요구량이 더욱 커지고 있는 점도 수요 확대를 뒷받침한다.

    최근 구글이 공개한 AI 메모리 효율화 기술 터보퀀트는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요 확대 요인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터보퀀트는 AI 모델의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이지만 비용 절감을 통해 AI 도입을 가속화시키고 결과적으로 전체 메모리 수요를 늘리는 '제번스의 역설'이 작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기술 효율 개선이 오히려 시장 확장을 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사용 효율이 높아질수록 AI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이는 결국 전체 메모리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거에도 기술 혁신이 자원 소비를 줄이기보다 오히려 시장을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 사례가 반복돼 왔다.

    이처럼 수요 확대와 공급 제약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메모리 산업은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세가 최소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를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초기 국면으로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메모리 시장은 사실상 물량이 완판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AI 중심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만큼 실적 성장과 함께 산업 재평가가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