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준공시 총 16만ℓ 생산체계 구축시러큐스와 듀얼사이트 전략 완성 … 본격 사업화매출 감소-적자 확대-차입 증가 등 재무 부담 가중관건은 수주·가동률 … 성과 따라 투자 및 IPO 방향 결정
  • ▲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 ⓒ롯데바이오로직스
    ▲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시장의 시선은 완공 자체보다 이후 물량 확보 여부에 쏠리고 있다.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통해 쌓은 생산 경험과 듀얼사이트 전략이라는 청사진은 갖췄으나,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 감소와 적자 확대, 차입 부담 가중 등으로 악화했다. 이제 상업화 수주로 구조를 입증해야 하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평이다.

    특히나 1조원이 넘는 그룹 지원이 투입된 만큼 시장에서는 신유열 체제의 첫 성적표를 공장 완공이 아닌 수주 확보와 가동률 그리고 적자 개선 여부에서 찾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8월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 준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정을 진행 중이다. 해당 공장은 12만ℓ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시설로, 회사가 상업화 생산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거점이다. 준공시 시러큐스 공장(4만ℓ)을 포함해 총 16만ℓ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준공 이후에는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승인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와 송도를 축으로 한 듀얼사이트 전략을 통해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시러큐스에서 초기 생산과 품질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이를 송도 대규모 생산으로 확장하는 구조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말 BMS의 미국 뉴욕 시러큐스 생산시설을 인수한 뒤 이를 기반으로 CDMO 사업 전환을 추진해 왔다. 이 공장은 글로벌 제약사의 상업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운영돼 온 만큼 규제 대응 경험과 품질경쟁력을 확보한 데다 ADC(항체 약물 접합체) 생산역량 확대를 통해 차별화 요소도 키우고 있다.

    다만 이러한 준비에도 아직 실적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최근 매출은 감소세를 보였고, 수익성 역시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시러큐스 중심의 기존 생산구조만으로는 외형 성장을 이어가지 못한 모습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재무구조는 투자 확대 흐름과 맞물려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2022년 6월 설립 이래 유동자산(3413억원, +60.4%, 이하 전년대비 변동률)과 유동부채(4193억원, +191%)가 꾸준히 증가했지만, 유동비율은 지속 하락(81.4%, -66.4%p)하며 단기 유동성은 오히려 약화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감소(1961억원, -16.3%)하며 설립 이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고, 매출채권이 증가(90억원, +212%)하면서 매출채권 비중(4.63%, +3.39%p)도 상승했다. 현금 회수 속도가 둔화하는 흐름이 나타난 셈이다.

    수익성 지표는 더 가파르게 악화했다. 영업이익(-1326억원)과 순이익(-1414억원)은 적자폭이 더 커졌고, 영업이익률(-67.6%) 역시 하락세가 이어졌다. 매출원가율(133%, +23.3%p)과 판관비율(34.3%, 10.0%p)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비용 부담이 확대된 영향이다.
  • ▲ 롯데바이오로직스 '메가플랜트' 조감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 롯데바이오로직스 '메가플랜트' 조감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투입자금 규모 역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이후 총 6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약 1조2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여기에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 건설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도 여전하다.

    차입 부담도 빠르게 늘고 있다. 차입금(9763억원, +84.7%)과 부채(1조768억원, +70.7%) 역시 설립 이후 지속 증가하며 최대 규모로 확대됐다. 차입금의존도(108%, +15.6%p)와 부채비율(119%, 8.89%p)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외부자금 의존구조가 심화했다.

    투자활동과 영업활동에서 대규모 현금 유출이 발생하는 가운데 이를 유증과 차입으로 메우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현재 재무구조는 자체 현금 창출보다 외부자금 조달에 의존하는 '확장형 투자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핵심 변수는 수주다. 회사는 이날 미국에 있는 항암 전문 바이오기업과 항체 원료의약품 생산 및 공정 개발을 위한 CD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3건의 해외수주를 확보했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송도 1공장의 초기 가동률을 뒷받침할 수준의 상업화 물량이 축적됐는지에는 신중한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CDMO 사업은 설비를 짓는 것보다 초기 레퍼런스와 상업화 물량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상업화 물량 확보가 지연될 경우 추가 자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구조상 생산능력은 확보했지만, 이를 채울 수요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가동률이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지 않으면 고정비 부담 때문에 손익 개선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선두 업체들이 공장 가동 이전부터 선수주를 통해 초기 가동률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해 온 것과 비교하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아직 해당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송도 1공장은 향후 2·3공장 투자와 자금조달 속도를 가늠할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1공장의 가동 성과에 따라 후속 투자 속도와 IPO(기업공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롯데그룹은 2030년까지 4조6000억원을 투입해 송도에 총 36만ℓ 규모의 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결국 시장이 보는 것은 준공이 아니라 상업화다. 수주 확보와 초기 가동률 그리고 이를 통한 손익 개선이 송도 1공장의 진짜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