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누적에 손보사 여력 '고갈' … 전면 인하 두고 이견일률 인하 대신 '선별 할인' … 손해율 방어 속 당국 설득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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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규모 적자 속 정부의 자동차 보험료 인하 압박이 거세지자 손해보험업계가 '선별 할인'을 절충안으로 꺼내 들었다. 전국민 인하 대신 특정 조건부(특약)를 확대해 전면 인하를 피하며 버티려는 전략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주요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 지원 방안을 두고 차량 5부제와 연계 할인 등 실행안을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 

    당국은 유가 급등으로 고통받는 서민 경제를 위해 국민 체감도가 높은 인하 폭을 요구하고 있지만, 상위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적자는 감내하기 힘들다"는 반발이 예상보다 훨씬 거세게 일고 있다.

    이미 적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반복된 정책 부담까지 겹치며 추가 인하 여력이 사실상 바닥났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집계 결과 지난해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발생한 영업적자는 약 7080억원에 달한다. 특히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사의 연간 손해율은 평균 87.03%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업계가 보는 적정 손해율인 80%를 이미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여기에 사업비율까지 더한 합산비율은 103%까지 치솟으며 보험을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년 연속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다가 올해 초 보험료를 1.2~1.4% 소폭 인상했지만, 적자 탈출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나아가 고유가 할인까지 적용하면 수백억원대의 추가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면적인 가격 인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손보업계는 '선별적 할인'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당국을 설득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모든 가입자의 보험료를 일률적으로 낮추는 대신 저위험 가입자를 유지해 전체적인 손해율을 관리하면서도 당정이 요구하는 상생의 가치를 동시에 충족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방안은 기존에 운영 중인 마일리지 특약의 기준을 더욱 세분화해 할인 폭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연간 주행거리가 짧은 운전자에게 보험료를 할인하거나 사후에 환급해주는 제도를 강화해주겠다는 것이다. 

    현재도 주요 손보사들은 연간 주행거리가 2000~3000km 이하인 경우 보험료의 최대 35~42%를 환급해주고 있으며 최근 3개월간 대중교통 이용 금액이 일정 수준 이상일 경우 보험료를 차등해 5~8%가량 할인해주고 있다. 업계는 이용 거리 기준을 낮추거나 할인 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업계가 당국에 제시한 안건에는 차량 5부제 참여 가입자에 대한 특약 할인 확대와 자발적인 자동차 운행 감소를 유도할 수 있는 '걸음수 특약' 등도 포함된다. 

    손보사들은 전면 인하를 감내할 여력이 사실상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특약 확대라는 우회 카드가 거론되고 있지만, 대상 선별과 할인율 설계가 쉽지 않아 절충안 마련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겠지만 이미 적자가 심각한 상황에서 전면적 인하는 불가능하다"며 "자동차 운행량을 줄이는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며 관련 특약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