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정심 의결 후 하반기 착수 목표 정책추진복합제-예외기준 등 핵심 쟁점 미정 … 적용방식 혼선혁신형 여부 따라 약가 가산-유예 엇갈림 … 인센티브 실효성도 논란원가-환율-공급망 리스크 겹쳐 … 중소업체 부담·R&D 위축 우려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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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 이미지. ⓒ연합뉴스
약가인하 정책이 발표 후에도 핵심 설계는 여전히 확정되지 않은 채 제자리걸음만 이어가고 있다. 방향은 제시됐으나, 실제 적용기준과 예외규정이 비어있는 구조가 계속되면서 업계 불확실성만 커지는 모습이다.1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3월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의결하며 기등재 의약품 약가인하 방향을 공식화했다. 이날 기준 정책 발표 이후 보름(15일)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큰 틀만 제시된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업계 대상 비공개 설명회를 통해 제도 추진 방향과 주요 쟁점에 대한 의견수렴을 진행했다. 다만 설명회는 정책 기조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고, 세부기준을 확정하는 단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복지부는 이 자리에서 기등재 의약품 약가인하를 하반기 착수해 연내 고시·적용하는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견수렴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정책 일정 자체는 늦추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힌다.문제는 정책추진 일정과 달리 적용기준이 여전히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떤 품목을 어느 시점부터 어떤 방식으로 조정할지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면서 업계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업계 관심은 이미 시행 여부가 아닌 설계로 이동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약가인하 방향은 나왔지만, 어떤 기준으로 적용될지가 더 중요한 상황"이라며 "적용대상과 예외기준에 따라 기업별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핵심 쟁점이 협의체로 넘어간 만큼 당분간 불확실성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설명회 이후에도 복합제와 자료제출 의약품을 둘러싼 기준은 대표적인 미확정 영역으로 남아있다. 단일제와 연동할지, 복합제 자체의 등재 시점을 기준으로 삼을지에 따라 약가인하 시점과 폭이 달라질 수 있지만, 기준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동일 제제 3개사 이하 품목 처리도 확정되지 않았다. 기존에는 일정 부분 예외나 우대가 적용됐지만, 이번 개편안에서 이를 유지할지는 추가 검토대상이다. 이들 품목은 시장 규모가 작고 채산성이 낮은 경우가 많아 일괄 적용시 공급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현장에서는 복합제에 대한 일률 적용의 위험성을 지적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복합제는 단일제와 구조가 다르다. 동일 기준을 적용할 경우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니라 공급안정성과 직결되는 영역"이라며 "일괄 적용시 시장 왜곡이나 공급 차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세부기준 설계가 가장 중요한 구간"이라고 말했다.다품목 등재관리방식도 변수다. 동일 성분 제네릭이 일정 수를 넘길 경우 후발 품목의 약가가 추가로 낮아지는 방향은 제시됐으나, 실제 적용구조를 둘러싼 해석은 엇갈리고 있다. -
- ▲ 범산업계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사진=성재용 기자. 251222 ⓒ뉴데일리
이번 개편안은 약가를 일괄적으로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혁신형-준혁신형 기업에 차등 가산과 유예를 부여하는 구조를 담고 있다. 같은 제도 변화를 두고도 혁신형 여부에 따라 충격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관심은 약가 자체보다 인증 여부로 옮겨가는 흐름이다.실제 혁신형 제약기업과 준혁신형은 약가 가산과 유예 특례가 적용되는 반면 비혁신형 기업은 인하 충격을 상대적으로 더 직접 받을 가능성이 크다. 약가인하의 속도와 폭, 완충장치 유무가 기업별로 갈리는 셈이다.때문에 최근 업계에서는 혁신형 인증제 개편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약가 개편안과 인증제 변화가 맞물리면서 인증 여부가 단순한 상징성을 넘어 실질적인 수익구조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채찍은 명확하지만 당근이 충분히 구체화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약가인하라는 부담은 일정과 수치로 제시됐으나 연구개발을 유도할 인센티브가 여전히 제한적이거나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실제 상당수 제약사는 제네릭과 특허만료 의약품에서 창출한 현금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해왔다. 이 구조를 고려하면 약가인하는 단순한 가격 조정을 넘어 연구개발 재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특히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중소·중견제약사에는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수익성 악화가 곧바로 실적과 현금흐름에 반영되면서 인력, 영업, 생산라인 조정 등 구조조정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이런 상황에서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정책환경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원료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 환율 부담까지 겹치면서 업계가 체감하는 비용압박은 한층 커진 상태다.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중동발 공급망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한 것도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약가인하와 원가 상승, 공급망 불안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업계 전반이 복합 부담에 노출되고 있다는 얘기다.원가 압박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약가까지 내려가면 수익성 부담은 이중, 삼중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정책이 단순한 보험재정 절감 차원을 넘어 생산과 공급구조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업계에서는 최근 외부환경 변화가 정책 설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시각이 많다.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원료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으로 제조원가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약가까지 인하하면 수익성 압박이 이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부 변수까지 고려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고 말했다.수익성이 낮은 필수의약품이나 오래된 제형 품목의 경우 공급 불안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가 예외와 우대장치를 거론하고는 있지만, 실제 기준과 보상 수준이 생산 유인을 유지할 만큼 충분한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그럼에도 정부는 하반기 착수와 연내 고시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 단계적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있지만, 속도 자체를 늦추겠다는 신호는 여전히 뚜렷하지 않다.결국 이번 약가인하 정책의 성패는 시행 여부보다 설계방식에 달려 있다. 혁신형과 비혁신형간 충격 차이, 인센티브의 실효성, 중소업체 부담, 공급망 변수까지 함께 반영하지 못하면 약가인하가 산업 전환이 아니라 산업 위축의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