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시큐리티 118%·라온시큐어 81% 등 급등디지털자산기본법 지연, '51% 룰' 놓고 이견美·EU 제도권 편입 가속, 달러 스테이블 541억달러 순발행"코인런·효용성 변수", 원화 스테이블코인 경쟁력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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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테이블코인 입법 논의가 지연되는 가운데 관련주가 최근 5거래일 동안 20% 넘게 오르며 ‘테마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신현송 차기 한국은행 총재가 스테이블코인 부정론에서 한발 물러서고 미국 · 유럽에서도 제도권 편입이 빨라지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발행 주체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입법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의견이 나온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관련주는 전날 기준 4.02% 올랐으며 5거래일 전 대비로는 20.33% 급등했다. 드림시큐리티가 118.42%, 라온시큐어가 81.29%, 네이버가 8.43% 등 각각 상승했다. 입법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시장의 기대감은 식지 않고 있다.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올해 1분기 중 입법 완료를 목표했으나 미국-이란 전쟁 발발에 따른 정책 우선순위 조정 등의 영향으로 지연되고 있다. 

    핵심 쟁점은 '51% 룰' 적용 여부다. 한국은행은 은행이 지분 과반(50%+1주)을 보유한 컨소시엄으로 발행 주체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핀테크 업계와 국회 일각에서는 혁신을 저해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15~20%로 제한하는 방안도 기존 주주 재산권 침해 논란과 맞물려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앞으로 스테이블코인은 제도화 방향과 발행 주체를 놓고 한동안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시장은 신현송 차기 한국은행 총재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신 총재 후보는 지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과거에는 스테이블코인이나 가상자산에 부정적이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통화 생태계에서 CBDC와 보완적 · 경쟁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부정론자였던 과거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다만 그는 CBDC와 은행 발행 예금토큰이 디지털 통화 생태계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을 생태계의 주체가 아닌 보조적 수단으로 보는 한국은행의 기존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일각에선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해 신중한 시각을 제시한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이미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압도적인 네트워크와 유동성을 확보한 데다, 국내에는 계좌이체 · 간편결제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지급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어 추가적인 결제 효용이 크지 않을 수 있어서다.

    51% 룰이 적용될 경우 은행이 발행 주체로서 준비자산 운용과 유동성 대응을 맡고 카드사가 지갑(유통) 서비스와 결제 · 정산 역할을 담당하는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증권업계 전문가는 "준비자산을 100% 안전자산으로 구성하더라도 코인런 발생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기 어렵다"며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는 전통적인 뱅크런 대비 단기간 내 대규모 환매 요구가 집중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승부처는 달러 대체가 아니라 글로벌 결제시장 변화에 대응한 국내 정산 생태계 구축"이라며 "은행의 경우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운영 과정에서 국가경제와 금융시스템 내 중요도가 더욱 커지고 신규 수익 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 총재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직접 입법하거나 통과시키는 위치에 있지는 않지만,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나 예금토큰 도입 방식과 같이 통화 시스템과 맞닿아 있는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정책 방향을 제안하거나 유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오는 27일 정무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상정해 논의를 시작할 방침이다.

    다만 여당 정책위와 정부 측은 6월 이후 하반기 정무위 때 상정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어서 당정 간 협의가 진행 중이다. 27~28일 일정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내달 11일로 미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달러 패권 유지의 새로운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2024년 중 세계 중앙은행의 달러 외환보유액이 480억달러 감소한 반면 북미에서 타 지역으로 순발행된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541억달러에 달했다. 중앙은행 대신 개인 투자자들이 달러 수요를 떠받치는 구조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의 미국 단기국채(T-bill) 보유액도 2025년 중 500억~550억달러 증가해 미국의 이자비용 통제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암호화폐의 제도권 편입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 연방주택담보대출협회(Fannie Mae)는 올해 2분기부터 비트코인과 USDC 등 암호화폐를 담보로 한 모기지를 MBS 기초자산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미국 뉴햄프셔 기업금융청은 2025년 11월 3년 만기 비트코인 담보채권(1억달러) 발행을 승인했으며 무디스는 지난달 31일 해당 채권에 신용등급 Ba2를 부여했다. 유럽에서는 12개 은행 컨소시엄 Qivalis가 2026년 하반기 중 유로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