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1.7% '서프라이즈' … 한은 전망치 0.9% 상회성장 기여 절반 이상 반도체…비반도체는 수출 '역성장'내수 회복 제한적…고금리·대외 리스크에 성장 경로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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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항 신선대, 감만부두. ⓒ연합뉴스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1.7% '서프라이즈' 성장으로 반등했지만, 반도체 쏠림과 지정학 리스크가 겹치며 회복세 지속에는 의문부호가 붙었다.◇"1분기 성장률, 반도체·수출이 절반 이상 견인"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1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1.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경제전망 당시 제시한 0.9%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수출과 투자, 내수가 모두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지만, 반등의 중심은 반도체에 있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성장을 끌어올렸고, 그동안 부진했던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반등했다. 민간소비 역시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회복 속도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이처럼 반도체에 의존한 쏠림 구조와 제한적인 내수 회복을 감안하면, 이번 반등을 구조적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경제는 최근 반등 이후 다시 둔화되는 불안정한 성장 경로를 반복해왔다. 실제 성장률은 2022년 2.6%에서 2023년 1.4%로 급락한 뒤 2024년 2.0%로 반등했지만, 지난해 다시 1.0%로 낮아지며 기초 체력이 약화된 모습이다.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한국은행도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0.4%포인트 낮춘 상태다. 1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연간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전망 경로 자체는 이미 하향 조정된 상황이다.시장에서는 이번 1분기 성장률이 '선반영' 성격을 띨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수출 회복 기대와 투자 집행이 앞당겨지면서 성장이 1분기에 집중됐을 경우 이후 분기에는 상대적으로 성장 모멘텀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2~4분기 성장률이 평균 0.2%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는 보수적인 전망도 제기된다.1분기 성장의 상당 부분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과 수출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장은 "1분기 GDP 증가분 가운데 반도체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5%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며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전체 성장률도 2월 전망치를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
- ▲ 호르무즈 해협. 출처=로이터ⓒ연합뉴스
◇반도체 빼면 수출 '역성장' … 쏠림 구조 드러난 1분기실제 성장기여도를 보면 전체 성장률 1.7% 가운데 제조업이 1.0%포인트를 끌어올리며 핵심 역할을 했다. 항목별로도 순수출(수출-수입) 기여도가 1.1%포인트로 내수(0.6%포인트)를 웃돌며 성장의 중심이 수출에 있었음을 보여준다.다만 반도체 중심의 성장 구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와 교역 환경에 민감한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대외 여건이 악화될 경우 성장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실제로 1분기 수출은 전분기 대비 13% 증가한 2192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이 가운데 약 40%가 반도체에 집중됐다. 반면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 수출은 오히려 1%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대외 변수 역시 부담 요인이다. 이란 전쟁 등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교역 둔화와 에너지 가격 상승을 통해 국내 경제에 하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대외 충격은 성장 경로를 크게 흔들 수 있다.내수 역시 확실한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민간소비가 증가세를 보이긴 했지만 속도는 완만한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고금리와 가계부채 부담이 여전히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설투자 반등도 기저효과 영향이 일부 반영된 만큼 지속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결국 이번 1분기 '깜짝 성장'은 긍정적인 신호인 동시에, 향후 경기 방향을 가를 분수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고 내수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경우 연간 2%대 성장률 방어도 가능하지만, 대외 리스크가 확대되거나 성장 모멘텀이 빠르게 둔화될 경우 다시 1%대 성장에 머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향후 성장 경로는 대외 변수와 수출 흐름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이 국장은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과 성장 하방 압력이 있는 반면, 반도체 수출 호조와 기업 실적 개선, 정책 효과 등 긍정 요인도 있다"며 "어느 쪽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2분기 및 연간 성장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