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앱 키우는 시중은행 vs 빅테크 입점 매달리는 지방은행 … '양극화' 대출 파이 커질수록 수수료 부담 증가 … 외형 성장 속 수익성 딜레마충성고객 확보 실패 … 핀테크 종속만 고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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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 사 본관 전경 ⓒ뉴데일리
플랫폼 금융 시대에 접어들면서 지방은행들이 구조적 열세에 빠지고 있다. 자체 디지털 경쟁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객 확보를 위해 빅테크 플랫폼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그 대가로 높은 수수료와 고객 접점을 내주며 종속이 깊어지는 '딜레마'에 직면한 것이다. 자칫 금융상품을 공급하는 '입점업체' 수준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000만명을 돌파했다. 1890만명을 기록했던 전년보다 100만명 이상 증가한 수치다. 신한은행 역시 MAU가 1042만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12만명 늘어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반면 지방은행 중 MAU 1위를 기록 중인 IM뱅크는 같은 기간 204만명 수준에 그쳤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평균 1000만명을 웃도는 상황에서 체급 차이가 최대 10배 이상 벌어진 지방은행이 자력으로 수도권 등 타지역 고객을 유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
- ▲ 토스, '부산은행 전용관' 출시 ⓒBNK부산은행
결국 지방은행들은 빅테크 의존도를 높이는 고육지책을 택하고 있다. 최근 BNK부산은행은 토스 앱 내에 부산은행 전용관을 오픈했다. 단순한 제휴 상품 판매를 넘어 토스 앱 안에 부산은행만의 창구를 마련한 것이다. 이 외에도 광주은행, BNK 경남은행 등이 토스뱅크와 공동대출을 출시하고, JB전북은행도 지난해 카카오뱅크와 손잡고 '같이대출'을 출시하는 등 플랫폼이 탄탄한 인터넷은행에 의존한 대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문제는 협상력이다. 자체 앱의 파워가 강한 시중은행들은 플랫폼 유입 한도를 통제하며 의존도를 조절할 수 있지만, 지방은행은 플랫폼에서 이탈하는 순간 비수도권 여신 영업이 사실상 올스톱되는 소위 '을'의 처지로 내몰렸다는 분석이다. 중개 수수료 역시 문제다. 특히 대형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간의 수수료율 격차는 플랫폼 내에서의 갑을 관계를 명확히 보여준다.한국핀테크산업협회의 대환대출 중개수수료율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지방은행이 지불한 개인신용대출 수수료율은 네이버페이 0.19%, 토스 0.22%, 카카오페이 0.34%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이 같은 플랫폼에 0.07%~0.08% 수준의 낮은 수수료를 내는 것과 비교하면 최소 3배에서 최대 5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플랫폼 입장에서 시중은행 상품은 트래픽 유인을 위해 싼 수수료를 받아서라도 올려야 하지만, 협상력이 부족한 지방은행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규 대출 중개 수수료의 경우 이 격차가 더욱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가뜩이나 조달 금리가 높아 마진이 낮은 지방은행 입장에서 이 같은 수수료 구조는 수익성을 낮추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높은 수수료를 감수하더라도 고객이 은행을 주거래로 이용하는 '충성고객'이 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대출 비교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 대다수는 0.1%의 금리 차이에도 쉽게 이탈하는 이른바 '체리피커'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결국 차주가 빚을 갚지 못해 발생하는 신용 리스크는 은행이 떠안으면서도 인지도 상승과 막대한 수수료 수익은 플랫폼이 가져가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한다.금융권 전문가는 "빅테크 플랫폼을 통해 단기적인 여신 성장을 이뤘더라도, 장기적인 고객 접점은 빅테크에 완전히 내어준 셈"이라며 "지방은행들이 자체적인 디지털 힘을 키우지 못한다면, 향후 빅테크 플랫폼에 금융 상품만 납품하는 역할로 고착화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