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안정권 … 전분기比 역성장에도 성장세 유지케이캡 국내 처방-中 로열티 확대 … 실적 견인 구조 지속美 임상 3상 데이터-유럽 계약 대기 … 글로벌 확장 분수령H&B 부진-재무 부담 상존 … "글로벌 성과-이익 체력 지속 관건"
  • ▲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HK이노엔 대소공장. ⓒHK이노엔
    ▲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HK이노엔 대소공장. ⓒHK이노엔
    HK이노엔이 3개 분기 연속 전년대비 개선된 실적을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주력인 '케이캡'의 국내 처방 확대와 중국 로열티 증가가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 시선은 단기 실적보다는 미국 임상 데이터 공개와 유럽 기술수출 등 글로벌 모멘텀의 현실화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2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K이노엔은 1분기에 매출 2637억원, 영업이익 29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은 전년동기 2473억원에 비해 6.60%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53억원에서 16.2%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전분기보다는 매출(-9.65%)과 영업이익(-26.4%) 모두 감소가 예상된다. 연말 성수기 효과와 일부 일회성 요인이 반영됐던 기저 영향이 작용하면서다.

    1분기 호실적의 중심에는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이 있다.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신약으로, 기존 위산분비억제제(PPI·프로톤 펌프 억제제)를 대체하는 흐름을 타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 심화에도 처방 증가세가 유지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실제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P-CAB 점유율은 20%대 중반까지 상승했고, 시장 규모 역시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기존 위산분비억제제 계열을 빠르게 대체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중국 성과가 두드러진다. '타이신짠'으로 판매 중인 케이캡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요법이 국가보험목록(NRDL)에 추가되면서 처방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기준 중국 로열티 수준이 40억~50억원 수준까지 확대된 가운데 올해 1분기에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완제품 수출을 넘어 로열티 수취 구조가 본격화되면서 수익성 기여도 역시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모습이다.

    중남미와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도 완제품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향후 글로벌 매출 확대의 기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 관심 역시 다음 단계로 이동했다. 1월 미국 파트너사가 케이캡의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하면서 글로벌 진출이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5월 미국 소화기질환학회(DDW)에서 공개될 임상 3상 세부 데이터는 향후 시장 평가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유럽 기술수출 계약 역시 막바지 단계로 거론된다. 미국에서의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럽과 중동 등 추가 지역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은 케이캡의 글로벌 가치 재평가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 ▲ 케이캡 글로벌 진출 현황. 260210 ⓒHK이노엔
    ▲ 케이캡 글로벌 진출 현황. 260210 ⓒHK이노엔
    케이캡 외 사업부는 엇갈린 흐름이다.

    수액제 부문은 의료 공백 해소 이후 병원 수요가 정상화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나프타 수급 불안이 변수로 거론됐지만, 회사 측은 2분기까지 재고 확보를 통해 생산 차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정부 역시 의료제품 생산용 원료를 우선 공급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단기 공급 리스크는 일정 부분 완화된 상태다.

    반면 숙취해소제 '컨디션' 중심의 H&B사업부는 주류 시장 위축과 제품 경쟁 심화가 맞물리면서 매출 성장률이 정체 구간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신제품 출시와 브랜드 확장 전략을 통해 중장기 회복을 모색하는 단계인 만큼 단기 실적 기여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재무 측면에서도 부담 요인이 남아 있다. 지난해 HK이노엔은 매출(1조631억원)과 영업이익(1108억원), 순이익(756억원)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이익 체력을 키우고 있지만, 차입금(4538억원)과 부채(7685억원) 규모 역시 확대되는 흐름이다. 유동비율이 82.0%에 머무는 등 단기 재무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재무구조는 향후 성장동력의 성과 가시성을 더욱 중요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포스트 케이캡' 확보 여부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실제 HK이노엔은 차세대 파이프라인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IN-115314'는 미국 임상 1b상 진입을 추진 중이며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와 근감소증 치료제 등 후속 파이프라인도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초기 또는 중기 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어 단기 실적 기여 기대감은 제한적이다.

    최근 주가 흐름도 이 같은 기대와 경계가 혼재된 모습이다. HK이노엔 주가는 이달 초 4만8000원대 선에서 5만2000원대까지 반등하며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보유율 역시 12%대 후반에서 14% 안팎으로 상승하는 등 수급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단기 반등에도 뚜렷한 추세적 상승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케이캡의 글로벌 모멘텀 여부를 확인하려는 관망 심리가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한 제약·바이오 담당 연구원은 "이제 시장은 케이캡의 국내 성장보다 글로벌 성과를 보고 있다"며 "미국 임상 데이터와 유럽 기술수출이 숫자로 연결되지 않으면 추가적인 주가 상승도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1분기 실적은 '선방'에 가까운 성격이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케이캡이 글로벌 시장에서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현재 HK이노엔은 실적 자체보다 케이캡의 글로벌 성과가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구간에 들어섰다"며 "중국 로열티 확대, 미국 임상 데이터와 유럽 계약 등 주요 이벤트가 실제 성과로 연결되는지가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