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경영 참여'가 결정타 … '총수 없는 대기업' 지위 상실"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쿠팡의 반발과 美 통상 보복 우려두나무는 법인 동일인 유지·중흥건설은 아들 정원주로 변경대기업집단 102곳으로… 토스·라인·한국콜마 등 11곳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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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인 11일(현지시간) 쿠팡 배너가 정면을 장식한 뉴욕증권거래소 앞에서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쿠팡은 종목 코드 CPNG로 뉴욕 증시에 입성했다. 2021.3.12. ⓒ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했다. 공정위는 지난 2021년 쿠팡을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한 뒤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봤지만, 동생 김유석 부사장이 사실상 경영에 참여해 동일인 지정 예외 요건을 불충족한다고 판단했다.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면서 한미 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공정위는 29일 2026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및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쿠팡의 동일인이 법인에서 김 의장으로 변경된다. 그동안 쿠팡은 2024년 5월 개정·시행된 공정거래법 시행령상의 법인 동일인 예외 요건을 모두 충족한 것으로 인정돼 자연인이 아닌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됐다.법인을 동일인으로 인정 받으려면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볼 경우와 비교할 때 국내 계열회사 범위가 달라지지 않을 것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동일인이 되는 회사 출자는 제외) 및 그 친족의 국내 계열회사 출자·자금대차‧채무보증이 없고 ▲친족의 임원 재직 등 국내 계열회사 경영 참여가 없어야 하며 ▲특수관계인의 사익편취 우려가 없을 것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그러나 쿠팡은 올해 지정을 앞두고 공정위가 실시한 현장점검 등에서 시행령 예외요건 중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의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는 등 사익편취의 우려가 없을 것' 등의 요건을 불충족하는 것으로 판단됐다.구체적으로 기업집단 쿠팡을 지배하는 김 의장의 동생 김유석은 부사장(Vice President)급으로 쿠팡 내 등급상 거의 최상위 등급에 해당해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 등급과 유사하고, 연간 보수는 동일 직급의 등기임원 평균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또 비서가 배정되는 등 대우 역시 등기임원에 준하는 수준이며 물류·배송 정책 관련 정기·수시 회의를 수백 회 이상 주최하고, CLS 대표이사 등을 초대해 주간 업무실적을 점검하거나 물량 확대, 배송 정책 변경 등 개선안을 논의한 것으로 밝혔다.공정위는 이에 따라 김유석이 주요 사업에 관해 구체적인 업무집행 방향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의 사실관계가 확인된 것으로 결론 내고 쿠팡 동일인을 김 의장으로 변경 지정 했다고 설명했다.동일인으로 지정되면 본인뿐 아니라 친족과 특수관계인의 지분 보유 및 거래 내역 공시 의무가 부과되며,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와 경제력 집중 억제를 위한 각종 규제의 적용 대상이 된다.쿠팡은 그동안 "김 의장 동생은 쿠팡 국내 계열사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공정거래법상 임원(대표이사·이사·감사·지배인 등)이 아니다"라며 "쿠팡에 대한 동일인 지정은 제3국에 비해 미국을 불리하게 취급하는 한미 FTA 최혜국 대우 의무 위반, 투자자들의 투자 안정성을 저해하는 투자자 보호 의무 위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동일인 지정 제도는 한국 대기업집단의 오너와 친족의 지분 출자를 통한 기형적인 기업 소유와 통제, 사익편취 우려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 정부에 규제를 받는 쿠팡의 지배구조는 이런 우려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이에 대해 공정위는 "이번 지정은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와 대기업집단 시책 적용의 최종 책임자인 동일인을 일치시켜 권한과 책임의 괴리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으로 미국의 통상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는 지난해 관세 협상에서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등에서 미국 기업이 차별받지 않는다'고 합의했는데, 미국은 한국이 이를 위반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미국 측은 이를 빌미로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전자장비·철강·선박 등에 보복성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미국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일방적'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막강한 권한을 부여한다. 한국은 미국이 지난달부터 조사가 시작된 구조적 과잉생산 및 불공정 관행 조사 대상 16국에 이름을 올렸다.통상 현안을 넘어 한미간 안보 영역으로까지 영향이 미칠수도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빈 방문한 베트남 하노이 현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쿠팡 문제가 한미 간의 안보 협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쿠팡 문제로 인해) 안보 협의가 지연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도 했다.실제로 미국 측은 쿠팡 관련 법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권한 확보 등 핵심 안보 협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을 우리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 ▲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공정위는 또 중흥건설의 기존 동일인이었던 고(故) 정창선 회장이 지난 2월 타계함에 따라 장남 정원주 부회장을 새로운 동일인으로 변경 지정했다. 정 부회장은 지주회사인 중흥토건의 지분 100%를 보유한 최다출자자이자 그룹 내 최고 직위자로서, 대내외적으로 그룹을 대표하고 계열사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동일인 판단지침의 5가지 세부 기준을 모두 충족한 것으로 평가받았다.반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올해도 법인 동일인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공정위가 실시한 현장 점검 결과, 두나무는 공정거래법 시행령상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예외 요건을 모두 충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두나무는 송치형 의장 등 자연인이 아닌 법인 두나무㈜를 동일인으로 유지하며, 총수 없는 대기업 집단으로서의 지위를 이어가게 됐다.한편, 공정위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102개 기업집단(소속회사 3538개)은 5월 1일자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및 소속회사 수는 지난해(92개, 3301개) 대비 각각 10개, 237개 증가했다.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되는 집단(11개)은 라인, 한국교직원공제회, 웅진, 쉴더스, 대명화학, 토스, 한국콜마, 희성, 오리온, QCP그룹(옛 큐로홀딩스), 일진글로벌이다. 지난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이던 영원의 경우 자산총액이 5조원 미만에 해당해 지정에서 제외된다.아울러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자산총액이 가장 최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확정치(2408조7000만원)의 0.5%에 해당하는 12조원 이상인 47개 집단(소속회사 2088개)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올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수는 지난해(46개)보다 1개 증가하고, 소속회사 수는 지난해(2093개)보다 5개 감소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상향 지정되는 집단(2개)은 교보생명보험, 다우키움이고, 지난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었던 이랜드의 경우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하향 지정된다.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 의무,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금지 등이 적용되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이에 더해 상호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제한,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이 적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