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신임 대표, 정기인사 6월 단행할 듯노사 5% 임금 인상에 합의… 내달 협약식 수주 부진 딛고 FA-50·KF-21 수출 쾌거 이룰까
  • ▲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가 취임 한 달여 만에 조직 안정화와 수주 경쟁력 회복을 동시에 추진하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뉴데일리
    ▲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가 취임 한 달여 만에 조직 안정화와 수주 경쟁력 회복을 동시에 추진하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뉴데일리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가 취임 한 달여 만에 조직 안정화와 수주 경쟁력 회복을 동시에 추진하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군 경력과 방위사업청 출신 이력을 겸비한 ‘방산 전문가’ 김 대표는 향후 3년을 체질 개선의 분수령으로 보고 수주 확대에 드라이브를 건다. 지난해 수주 실패로 흔들린 조직을 빠르게 추슬러 반등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KAI는 지난해 7월 전임 강구영 대표 퇴임 이후 약 8개월간 경영 공백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연말 정기 임원인사가 이뤄지지 못하며 조직 내 피로감이 누적됐고, 일부 사업부에서는 의사결정 지연에 따른 혼선도 발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취임 직후 전 부문 조직 점검에 착수해 사업별 진행 상황과 인력 배치, 의사결정 구조를 전면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6월 정기 인사를 단행해 조직을 재정비하고 책임 경영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인사는 단순한 자리 이동을 넘어 사업 중심 조직으로의 재편 성격이 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와 직결되는 영업·사업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개발·생산·지원 조직 간 협업 구조를 재정렬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그간 KAI가 기술 중심 조직 운영에는 강점을 보여왔지만 대형 사업 수주 과정에서 부문 간 유기적 대응이 부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직 개편이 수주 경쟁력 회복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사 관계는 김 대표 체제의 또 다른 시험대다. 김 대표는 취임 이전부터 노조와의 접촉 빈도를 늘리며 신뢰 회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장 간담회와 실무 협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인사와 조직 운영 방향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에서는 과거 대비 소통 강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최근 임금 단체 협약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신뢰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KAI는 노사는 전년과 동일한 5%의 임금인상률에 합의했다. 내달 12일 노사는 별도의 협약식을 앞두고 있다. 

    다만 노조는 기대와 함께 경계심도 유지하고 있다. 전일 사내에는 “사장은 노조와 약속한 정치인사·퇴직임원 선임을 단호히 거부하라”는 문구의 플래카드가 게시됐다. 외부 입김이 작용하는 낙하산 인사와 퇴직 임원의 재취업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KAI 노조는 그동안 퇴직 임원 재취업, 불필요한 태스크포스(TF) 운영, 외부 입김이 작용하는 인사 가능성 등을 문제 삼아왔다.
  • ▲ KAI노동조합은 28일 사내에 “사장은 노조와 약속한 정치인사·퇴직임원 선임을 단호히 거부하라”는 문구의 플래카드가 게시했다. ⓒKAI노조
    ▲ KAI노동조합은 28일 사내에 “사장은 노조와 약속한 정치인사·퇴직임원 선임을 단호히 거부하라”는 문구의 플래카드가 게시했다. ⓒKAI노조
    내부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김 대표가 인사 원칙과 관련해 외압 배제와 투명성 강화를 분명히 하면서 일정 수준 신뢰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노사 관계가 일정 수준 안정되면 조직 전반의 실행력이 높아지고 수주 대응 속도도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가 마주한 가장 큰 과제는 수주 회복이다. 

    KAI는 지난해 항공통제기 2차 사업과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 등 굵직한 수주전에서 잇따라 밀리며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항공통제기 사업에서는 대한항공과 L3Harris 컨소시엄이 선정됐고, 전자전기 사업에서는 LIG넥스원과 대한항공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됐다. 

    두 사업 모두 항공기 플랫폼뿐 아니라 임무체계, 전자전 장비, 개조·통합 역량이 결합된 형태라는 점에서 KAI의 수주실패는 더 뼈아팠다.

    최근 방산 시장은 단순한 기체 제작 경쟁에서 벗어나 임무장비, 전자전, 유지·정비(MRO), 금융, 외교 지원까지 결합된 ‘패키지 경쟁’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KAI는 FA-50, KF-21, 수리온 등 플랫폼 개발과 양산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러한 시장 변화에 맞춘 통합 제안 능력에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김 대표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인식하고 수주 전략 전면 재정비에 나선 상태다. 방사청에서 축적한 사업 기획과 계약 경험, 정부·군 네트워크를 활용해 초기 단계부터 사업을 주도하고 컨소시엄 구성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단순 참여를 넘어 사업 구조 설계 단계부터 개입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올해는 수주 반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KAI는 FA-50 경공격기의 중동 수출 확대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FA-50은 동남아와 유럽에서 이미 운용 실적을 확보한 기종으로, 중동 시장 진출이 성사될 경우 수주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중동 지역은 고성능 경공격기와 훈련기 수요가 꾸준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KF-21 보라매 사업도 중요한 변수다. 현재 실전배치를 앞두고 있는 KF-21은 인도네시아와의 협력 구조를 안정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오는 6월 분담금 문제 등으로 지연된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될 경우 KF-21의 해외 수출 가능성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KF-21의 첫 수출 성사가 KAI의 중장기 성장 궤도를 좌우할 핵심 이벤트로 보고 있다.

    김 대표가 제시한 올해 ‘수주 10조원대’ 목표는 이러한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수주 부진을 임기내에 차근차근 만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민영화 이슈도 김 대표가 중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한화그룹은 KAI 지분 4.99%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국내 항공우주·방산업 재편 논의가 다시 부상할 경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현 단계에서 김 대표의 우선순위는 지배구조 논의보다 내부 안정과 수주 회복에 맞춰져 있다는 평가가 많다. 실적과 수주 성과를 통해 KAI의 독자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 향후 산업 재편 논의에서도 회사의 협상력을 높이는 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는 방산 사업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라며 "KAI는 플랫폼 경쟁력이라는 확실한 기반을 갖고 있는 만큼 조직 안정과 수주 전략 보완이 이뤄지면 반등 여지는 충분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