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디슨 황, LG전자·현대차 이어 반도체·로봇 접촉옴니버스 앞세워 제조·물류·전장 피지컬AI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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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딸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부문 수석 이사가 28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AI 시대 리더십: 여성들의 목소리'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연합뉴스
엔비디아의 AI(인공지능) 전략이 데이터센터를 넘어 공장과 로봇, 자동차, 가전 등 현실 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가 방한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 현대차, 두산로보틱스 등 국내 핵심 기업을 잇달아 접촉하면서다.그동안 엔비디아와 한국 기업의 협력이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 반도체 공급망을 중심으로 부각됐다면 이번 행보는 한 단계 더 넓은 의미를 갖는다. AI가 가상공간과 서버 안에 머무는 것을 넘어 제조설비, 로봇, 차량, 물류센터에 직접 들어가는 ‘피지컬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방한 중인 매디슨 황 수석이사는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을 만나 피지컬AI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에는 LG전자와 현대차를 만났고, 이날 두산로보틱스 산하 이노베이션센터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공동 개발 과제나 투자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엔비디아와 국내 제조 대기업 간 협력 범위가 반도체를 넘어 로봇·전장·스마트팩토리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이번 연쇄 회동의 출발점은 반도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I 가속기 생태계에서 핵심 메모리 공급망으로 꼽힌다. AI 서버와 차세대 AI 반도체에는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HBM 등 고성능 메모리가 필수다. 엔비디아가 피지컬AI 시장을 키우려면 로봇과 차량을 움직이는 AI 연산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도 함께 확보해야 한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찾은 배경도 이와 맞닿아 있다. 피지컬AI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사업이 아니다. AI 모델을 구동하는 GPU(그래픽처리장치), 데이터를 처리하는 메모리,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는 로봇과 차량, 이를 검증하는 시뮬레이션 플랫폼이 동시에 필요하다. 반도체 공급망과 제조 현장 적용 능력을 모두 갖춘 한국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주요 협력 대상으로 부상하는 이유다.LG전자와 현대차는 피지컬AI의 실제 적용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LG전자는 생활가전, 전장, 로봇, 냉난방공조 등 현실 공간과 맞닿은 사업을 키우고 있다. 현대차는 자동차와 로보틱스, 스마트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자사 AI 플랫폼을 실제 제품과 공장, 차량에 적용할 수 있는 파트너군이다.두산로보틱스 방문도 주목된다. 매디슨 황 수석이사는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있는 두산로보틱스 이노베이션센터를 방문해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센터는 지난해 9월 2000평 규모로 조성된 두산로보틱스의 연구개발 거점이다. 고성능 구동 모듈, 컨트롤러, 토크센서 등 로봇 핵심 부품 개발부터 AI 기반 모션 연구, 팔레타이징, 용접 등 신규 솔루션 개발과 품질 테스트 기능을 한곳에 모았다.IB업계에서는 이번 방문이 엔비디아와 두산로보틱스 간 로봇 분야 협력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엔비디아가 피지컬AI 확산의 핵심 축으로 내세우는 것은 옴니버스다. 옴니버스는 현실의 공장과 창고, 로봇, 물류 동선을 가상공간에 구현하고 실제 투입 전 작동 방식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시뮬레이션 플랫폼이다.로봇을 제조 현장이나 물류센터에 바로 투입하면 설비 파손, 인명 사고,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가상환경에서 먼저 훈련하면 로봇이 사람과 충돌하지 않는지, 공정 순서에 맞게 움직이는지, 물류 동선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제조업 입장에서는 비용과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AI 로봇 도입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수단이다.매디슨 황 수석이사가 옴니버스와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방한의 성격을 보여준다. 단순히 엔비디아 GPU 판매나 HBM 공급망 점검에 그치지 않고, 엔비디아의 AI 소프트웨어·시뮬레이션 플랫폼과 한국 기업의 하드웨어·제조 역량을 결합하는 협력 모델을 타진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피지컬AI는 생성형AI 이후 엔비디아가 공략하는 다음 시장으로 꼽힌다. 생성형AI가 텍스트, 이미지, 코드 등 디지털 정보를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피지컬AI는 로봇과 자동차, 산업설비처럼 실제 물리 환경에서 작동하는 AI를 뜻한다. 이 분야에서는 반도체 성능뿐 아니라 제조 데이터, 현장 운영 노하우, 로봇 하드웨어, 안전 검증 체계가 모두 경쟁력으로 작용한다.이번 방한은 엔비디아와 국내 주요 그룹 간 최고위급 네트워크가 실무 협력으로 내려오는 과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매디슨 황 수석이사는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젠슨 황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이른바 ‘깐부 회동’에 동행했다. 올해 2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이뤄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CEO의 만남에도 배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