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데이터처, 4월 소비자 물가동향 발표휘발유 21%·경유 30% 폭등하며 상승 견인두 달 연속 오름폭 확대에 멀어지는 2.0% 목표치
  • ▲ 2026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 ⓒ국가데이터처
    ▲ 2026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 ⓒ국가데이터처
    올해 초 2%대 초반에 안착하며 안정세를 보이던 소비자물가가 중동 분쟁에 따른 국제유가 폭등 여파로 다시 2.6%까지 치솟았다. 기름값 상승이 서비스 전반으로 전이되면서 물가 안정 기조에 비상이 걸렸다.

    국가데이터처가 6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이는 2024년 7월(2.6%)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두달 연속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 수준인 2.0%를 유지했지만 3월에는 2월보다 오름폭을 0.2%포인트(p) 키운데 이어 지난달은 0.4%p 더 확대됐다.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단연 석유류였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21.9% 급등하며 전체 물가를 0.84%포인트 끌어올렸다. 품목별로는 경유(30.8%)와 휘발유(21.1%)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2022년 7월 이후 최대 폭으로 뛰었다. 

    이로 인해 석유류를 원료로 쓰는 공업제품 전체 물가도 3.8% 오르며 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유가의 불똥은 서비스 요금으로도 튀었다.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국제항공료가 15.9% 급등했으며, 해외단체여행비(11.5%)도 큰 폭으로 올랐다. 유가 상승에 민감한 엔진오일 교체료(11.6%)와 세탁료(8.9%), 자동차 수리비(4.8%) 등도 줄줄이 인상됐다.

    국가데이터처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그나마 상승 폭이 일부 완화된 측면이 있다"며 "제도가 없었다면 석유류 가격이 더 크게 올라 개인서비스 등 전반적인 물가 압력이 더 거세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대비 0.5% 하락했지만, 서민들이 체감하는 '밥상 물가'는 여전히 무겁다. 기상 여건 개선으로 무(-43.0%), 당근(-42.0%), 양파(-32.0%) 등 채소류 가격은 12.6% 내렸지만, 가축 전염병 확산으로 축산물 가격이 5.5%나 급등했기 때문이다.

    특히 쌀(14.4%)과 조기(16.4%)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고, 수입 쇠고기(7.1%)와 돼지고기(5.1%) 등 육류 가격도 강세를 보이며 채소류의 가격 하락 효과를 상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한국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2% 올랐다.

    전체 458개 품목 중 가계 구입 빈도가 높은 144개 품목을 대상으로 작성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식품 가격은 1.4%, 식품 이외 품목은 3.9% 올랐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석유류 가격 안정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민생물가 TF를 통해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민생 밀접 품목에 대한 수급 관리와 가격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유가와 고환율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서비스 물가의 하방 경직성이 강해 당분간 물가가 목표치인 2%대 초반으로 다시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