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수출기업 물류비 급증 … 물가 자극에 '비용 인플레'호르무즈 봉쇄 장기화에 에너지 수입 의존도 높은 韓 치명타 ADB 수석 이코 "중동전쟁, 올해 韓 성장률 0.9%p 떨어뜨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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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장기에 따른 고유가 여파로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물류 차질과 운임 상승이 겹치면서 항공과 해운 업종 뿐 아니라 수출기업 부담도 가중되는 모습이다.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 한 업종의 호황에만 기대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6% 올랐다. 2024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뛴 것이다.국제유가 상승세가 물가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모습이다. 특히 석유류 물가가 21.9% 뜀박질하며 전체 물가를 0.84%포인트(p) 끌어올렸다. 석유류 상승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인 2022년 7월(35.2%)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휘발유(21.1%)와 경유(30.8%)는 2022년 7월(각각 25.5%·47.0%)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등유(18.7%)도 2023년 2월(27.1%)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이에 공업제품 물가도 1년 전보다 3.8% 상승하며 2023년 2월(4.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유가 급등과 연료 수급난에 항공·해운 물류비가 일제히 오르면서 산업 전분야로 '비용 인플레이션'이 확산되고 있다.항공·해운 업계는 유류할증료와 해운보험료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가 전망된다. 수출기업들도 수출 물류비 급증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한국수출입은행이 505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73.5%가 중동 전쟁으로 부정적 영향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원자재 가격 변동(69.6%), 물류 및 운송 차질(57.4%), 환율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32.8%), 현지 활동 위축 및 중단(15.5%), 대금 결제 지연(12.2%) 등의 순이었다.문제는 중동전쟁으로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재개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향후 국제유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향후 물가 변동성도 더 커질 가능성이 상존한다.캐나다 자산운용사 CIBC는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가 험난하고 불확실한 과정이 될 것이라는 현실에 직면하기 시작했다"며 "해협의 물류 흐름 재개 시점은 6월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그 사이 가장 큰 위험요소는 아랍에미리트(UAE) 내 에너지 기반시설이 다시 공격 대상으로 부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강봉주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흐름이 여전히 막혀 있어 조만간 재고 감소 문제가 국제유가 상승세를 가속화시킬 수 있음을 경계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국제유가 상승이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경제성장률 발목을 잡고 있다. 앨버트 박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사무총장은 전날 한국 기자단 간담회에서 "중동전쟁 장기화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은 최대 0.9% 낮아질 수있다"며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고유가 타격이 크고, 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에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경제 기초체력을 의미하는 한국의 잠재성장률 전망도 한층 어두워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71%로 전망했다. 지난해 1.92% 보다 0.21%p 하락한 수준으로 내년엔 이보다 더 하락한 1.57%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반도체 외끌이 성장'이라는 점은 불안 요인이다.지난해 반도체 수출이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4.4%였는데 지난달에는 37.14%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반도체 수퍼사이클이 지속되고 있지만 향후 사이클이 꺾일 경우 전체 수출은 물론 국가 경제 전반에 충격파가 상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만큼 반도체 사이클이 꺾이게 되면 성장률 하락과 내수침체 심화 등 경제 하방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도 장기화되고 있는 것도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