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1년 새 3조 감소 … 중저신용자 금융 소외 도마 위“금융이 만든 보이지 않는 계급장” … 신용평가 체계 개편 착수인터넷은행·서민금융 역할 재정비, 금융 공공성 공론화 본격화시민단체·사회활동가까지 참여 확대 … 관치 논란은 부담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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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원회가 이달 중 ‘포용금융추진단(가칭)’을 출범시키고 신용평가 체계와 대출 구조 전반에 대한 개편 논의에 착수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온 금융의 공공성 강화 기조에 맞춰 중저신용자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달 안에 포용금융추진단 킥오프 회의를 개최하는 방향으로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금융정책국과 금융산업국, 금융소비자국, 디지털금융정책관 등 금융위 핵심 부서가 동시에 참여하는 대규모 조직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이번 추진단은 최근 대통령실이 금융권의 공공성과 중저신용자 금융 소외 문제를 잇달아 지적한 데 따른 후속 조치 성격이 강하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행 신용등급 체계를 “금융이 설계한 보이지 않는 계급장”이라고 비판했고, 이 대통령 역시 국무회의에서 “금융기관의 공공성이 너무 취약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신용평가 체계 개편이다. 현재 금융권의 신용평가 방식이 과거 연체 이력과 카드 사용 내역 등 금융거래 기록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차주의 미래 상환 능력과 성장 가능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비금융 데이터 활용 확대와 대안 신용평가 모델 도입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금리대출 축소 문제 역시 핵심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여신전문금융업권의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는 27조 8100억원으로 전년보다 3조1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은행권 공급액은 8조 6900억원으로 1년 새 12.7% 줄며 2019년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저축은행(-10.1%), 상호금융(-34.3%), 여신전문금융업권(-4.9%) 등 전 업권에서 중금리대출이 줄었다.

    금리 격차도 뚜렷하다. 지난해 8월 기준 중신용자(3~5분위)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5.4~10.7%로, 고신용자(6~10분위)의 4.9~5.1% 대비 최대 두 배 이상 높았다. 금융권이 건전성 관리 강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차주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역할 재점검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목표로 출범했지만 실제 영업은 우량 차주 중심으로 흘렀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서민금융기관의 정책 역할 재설정 역시 추진단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권 내부에서는 우려도 적지 않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가 부실률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결국 전체 차주의 금리 부담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가 시민단체와 사회활동가 등 외부 참여를 대폭 확대하려는 것도 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관치금융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포용금융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시장 원리를 과도하게 훼손하면 금융회사 건전성과 가격 체계 왜곡 논란이 커질 수 있다”며 “공공성과 시장 원리 사이에서 어느 수준까지 균형점을 찾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