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년물 5% 돌파 충격 … 시장선 “금리 인하 끝났다” 경고환율 1500원·변동금리 64%, 韓 가계대출 직격탄 우려금리 0.25%p 오르면 이자 3.2조 증가 … 영끌족 부담 급팽창
-
- ▲ ⓒ연합
미국 국채금리가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중동 전쟁과 고유가 충격으로 인플레이션 공포가 되살아나자 시장에선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그 충격은 영끌족과 취약차주가 많은 한국 금융시장으로 번지고 있다.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최근 장중 5.1%를 넘어서며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기준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역시 4.6% 안팎까지 급등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시장이 기대했던 '연내 금리 인하' 시나리오가 사실상 흔들리는 모습이다.시장을 뒤흔든 건 다시 살아난 인플레이션 우려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했고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도 6% 수준까지 뛰었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국제 유가 급등이 겹친 영향이다. 실제 브렌트유는 최근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고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월가에서도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고문은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훨씬 오래 지속될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역시 "지금 시장은 다시 한 번 금리 충격 위험을 낮게 보고 있다"며 장기 금리 상승 가능성을 우려했다.시장 분위기도 급변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50% 안팎으로 반영하고 있다. 내년 초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다시 고금리 장기화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영국과 일본 채권시장도 흔들렸다. 영국 30년물 국채금리는 5.8%대를 넘어섰고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2.7% 수준까지 오르며 199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도 강해지는 모습이다. -
- ▲ ⓒ뉴데일리
문제는 이런 충격이 한국 금융시장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장중 1500원을 넘나들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장 초반 1501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장중 1500원을 돌파했다. 국고채 금리와 은행채 금리도 다시 상승 압력을 받는 분위기다.특히 한국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 금리 상승 충격에 취약하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약 64%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852조 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금리 부담은 숫자로도 드러난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국내 가계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3조 2000억원 증가한다. 차주 1인당 평균 부담 증가액은 약 16만원 수준이다. 금리가 0.5%포인트 상승하면 전체 이자 부담은 6조 4000억원 이상 늘어난다.영끌 대출이 집중됐던 30~40대의 부담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반등 기대 속에 다시 주택 매수세가 살아나는 상황에서 금리 반등까지 겹칠 경우 가계 리스크가 재차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자영업자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92조 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할 경우 자영업자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1조 8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경우 금리가 0.25%포인트만 올라가도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평균 64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금융권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최근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고 취약 차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단순한 금리 상승보다 고금리 상태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는 것"이라며 "이미 대출 여력이 한계선에 가까운 영끌족과 취약차주부터 충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