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채 금리 오르는데 역주행 … 카뱅, 주담대 금리 두 달 연속 인하예금금리는 올리고 대출금리는 낮추고 … 우량 차주 선점 경쟁 본격화1분기 순익 1873억 최대 실적, NIM 하락에도 ‘점유율 승부수’李대통령 포용금융 압박 의식했나 … 중·저신용 대출 확대에도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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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의 수상한 금리 전략에 금융권 시선이 쏠리고 있다. 금융채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낮추고 예·적금 금리는 올리는 역주행에 나섰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새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를 의식한 정책 친화 행보와 함께 갈아타기 우량 고객을 선점하려는 계산이 동시에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주담대 5년 고정형과 6개월 변동형 상품 금리를 각각 0.3%포인트(p) 인하했다. 이에 따라 5년 고정형 금리는 연 4.744~6.812%, 변동형 금리는 연 3.972~6.014%로 낮아졌다. 지난달 최대 0.5%p 인하에 이어 두 달 연속 금리를 내린 것이다.

    반면 수신 금리는 올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6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연 3.20%, 자유적금 금리를 최고 연 3.55%로 인상했다. 최근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오르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이 혼합형·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잇달아 올리는 상황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마진보다 고객 확보를 우선한 역주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움직임 배경에는 정부의 강화된 포용금융 기조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포용금융 실적을 평가해 "이익·불이익을 줄 방법"까지 언급했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역시 인터넷은행의 '체리피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중·저신용자 역할 강화를 주문했다.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는 새 정부 들어 다시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간 셈이다. 이를 방증하듯 카카오뱅크는 지난 15일부터 새희망홀씨 금리를 0.3%p, 햇살론 금리를 0.75%p 인하했다. 올해 1분기 중·저신용 대출 신규 취급 비중은 45.6%, 잔액 기준 비중은 32.3%로 목표치를 웃돌았다.

    금융권에서는 결국 카카오뱅크가 정책 친화 이미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갈아타기 시장 선점에도 승부를 건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은행권 주담대 경쟁은 신규 대출보다 대환(갈아타기) 수요 확보가 핵심인데, 이 시장은 금리 0.1~0.2%p 차이에도 고객 이동이 크게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금리 몇 bp(bp=0.01%포인트) 차이에도 플랫폼 이동이 일어나는 시장"이라며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우량 차주를 먼저 플랫폼 안에 묶어두는 게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 특유의 사업 구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과 달리 기업금융이나 투자은행(IB) 부문 비중이 작은 인터넷은행은 결국 개인 고객 기반 확대가 핵심 경쟁력이다. 특히 주담대 고객은 급여이체와 카드, 예금, 투자 서비스까지 연결되는 장기 고객이어서 플랫폼 체류 효과가 크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8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3% 증가했고, 고객 수는 2727만명으로 3개월 만에 57만명 늘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032만명을 기록했고, 여신 잔액은 47조 69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다만 수익성 부담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00%로 전년 동기 대비 0.09%포인트 하락했다. 연체율 역시 0.51%로 전년 동기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중·저신용자 확대와 공격적 금리 전략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건전성과 수익성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인가사업 성격이 강한 만큼 정책 기조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카카오뱅크가) 시장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도 금리를 낮춘 건 정책 친화 이미지와 우량 고객 선점을 동시에 노린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