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040선 찍고 7200선 후퇴 … 서학개미 다시 미국주식으로고환율 부담에도 인텔·마이크론·알파벳 등 AI·반도체주 매수 확대RIA 잔액 2조에 불과 … 미국 주식 보관금액 300조원의 0.67%도 안 돼양도세 100% 면제 기한 약 2주 앞 … 추가 유입 규모 제한적 삼성전자 총파업 우려에 국내 반도체 투자심리 흔들
  • ▲ ⓒ뉴시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일 오후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출시를 기념해 서울 영등포구 NH투자증권 본사를 방문,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NH투자증권 강민훈 디지털사업부 대표, 윤병운 대표이사 사장,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 구 부총리,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회장, NH투자증권 채널솔루션부문 이재경 부사장, WM사업부 배광수 대표. 2026.04.03.
    ▲ ⓒ뉴시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일 오후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출시를 기념해 서울 영등포구 NH투자증권 본사를 방문,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NH투자증권 강민훈 디지털사업부 대표, 윤병운 대표이사 사장,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 구 부총리,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회장, NH투자증권 채널솔루션부문 이재경 부사장, WM사업부 배광수 대표. 2026.04.03.
    한국증시 상승 랠리가 꺾이면서 미국 증시로 다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300조원에 달했지만,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시장으로 돌아오면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잔액은 여전히 2조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양도소득세를 100% 면제받을 수 있는 기한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추가 자금 유입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미국 주식 투자 규모와 비교하면 정책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12분 코스피는 3%이상 하락한 7280선에서 거래 중이다. 코스피는 이달 역대 최고치인 8040선까지 폭등한 뒤 7200선까지 밀려난 상황이다. 삼성전자 총파업 우려가 반도체 대형주 투자심리를 흔든 가운데 미국 국채금리 상승 부담과 기술주 조정 우려 등이 겹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는 사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거래는 다시 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넘나드는 고환율 국면에서도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2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안정적 성장 흐름을 보이는 인텔·마이크론·알파벳 등 미국 반도체·AI 관련 종목을 집중 매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3월 말 1541억5821만 달러에서 4월 말 1797억6432만 달러, 이달 14일 2003억1375만 달러까지 늘었다. 한화로는 약 300조원 규모다. 두 달 새 461억5554만 달러, 29.9% 증가한 수치다.

    고환율은 새로 달러를 매입해 미국 주식에 진입하려는 투자자에게 부담이다. 다만 최근 보관금액 증가는 미국 기술주 상승과 환율 상승에 따른 평가액 증가, 매수 결제 규모 확대가 함께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환율을 달러당 1500원으로 환산하면 보관금액은 300조4706억원에 달한다.

    실제 미국 주식 매수결제 규모도 5월 중순 들어 커지고 있다. 정부 증시 부양책 영향으로 지난달 순매도로 돌아섰던 미국 주식 결제금액은 이달 들어 순매도 폭을 점차 줄이고 있다. 5월 1∼7일 미국 주식 하루 평균 매수결제 금액은 11억1391만 달러였지만, 8∼15일에는 15억5441만 달러로 39.5% 증가했다.

    이 같은 거래 확대는 삼성전자 총파업 우려가 국내 반도체주 투자심리를 흔든 시점과 맞물린다. 생산 차질 우려가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동안 서학개미의 주식 거래는 미국 반도체주 등을 중심으로 확대된 모습이다.

    반면 서학개미의 국내 증시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정부 정책 효과는 제한적이다.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RIA 계좌 수는 23만5573개, 잔액은 1조964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8일 기준 계좌 21만1852개, 잔액 1조6057억원과 비교하면 약 7일 사이 계좌는 2만3721개, 잔액은 3590억원 증가했다.

    다만 이는 미국 주식 보관금액 약 300조원의 0.67%도 안 되는 수준이다. 국내 시장으로 자금을 되돌리겠다는 정책 취지와 달리 아직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IA는 투자자가 보유한 해외주식을 전용 계좌로 옮겨 매도한 뒤 해당 대금을 국내 자본시장에 재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는 2026년 한시적 특례 제도다. 외환시장 안정과 국내 증시 부양을 위해 도입됐으며, 이른바 ‘환율안정 3법’ 통과로 시행됐다.

    전 증권사를 합산해 1인당 최대 50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지난해 12월 23일 기준으로 보유한 해외주식에만 혜택이 적용된다. 매도 대금은 원화로 자동 환전된다. 투자자는 해당 자금을 국내 상장 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거나 별도 운용 없이 예탁금 형태로 예치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가 고점 대비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 미국 AI·반도체주 선호가 다시 강화되고 있는 만큼, 세제 혜택만으로 대규모 자금 환류를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단기간 급등한 뒤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미국 AI·반도체주로 눈을 돌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RIA는 세제 혜택이라는 유인이 있지만, 코스피 거품론이 커진 상황에서는 대규모 자금 환류를 끌어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주식 보관금액이 약 300조원까지 불어난 반면 RIA 잔액은 2조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정책 효과가 아직 제한적이라는 의미"라며 "결국 서학개미를 국내 시장으로 되돌리려면 세제 혜택뿐 아니라 기업 실적 신뢰, 주주환원, 시장 안정성 회복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