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매매 4.2조 역대 최대, 신용공여금 9600억…'빚투' 급증 우려발행어음 사업사 4개→7개사로 확대…예금자보호 제외·만기 미스매치 위험"거래대금 기울기가 향후 관건"… 중소형사 점유율 하락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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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사상 최고를 경신했지만 이면에는 신용공여금(신용융자) 확대로 인한 개인투자자의 '빚투' 위험과 발행어음 사업 확대에 따른 구조적 리스크가 깊어지고 있다. 

    신용공여금 이자수익이 9614억원으로 급증했고 신용공여금 잔액도 기록적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거래대금의 절대 수치보다는 추세 방향이 향후 증권사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유효등급을 보유한 26개 증권사의 2026년 1분기 영업순수익은 8조 3870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2025년 2분기(6조 1722억원) 대비 36% 상승한 수치다. 국내 증시거래대금이 전분기 대비 42% 급증하면서 위탁매매수지가 4조 248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같은 호황의 뒤편에는 신용공여금 확대로 인한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위험이 숨어있다. 신용공여금 이자수익이 9614억원으로 급증했는데 이는 신용융자 잔액의 기록적 증가를 의미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거래대금 확대 과정에서 자본 축적과 레버리지 활용이 여러 채널에서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 신용공여금 폭증 … '빚투' 위험 신호
     
    증권업계의 수익성 개선은 신용융자를 통한 개인투자자의 차입 매매 증가와 맞물려 있다. 신용공여금 이자수익 9614억원은 전분기(8726억원) 대비 10% 증가한 수치로, 신용공여금 잔액이 계속 누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문제는 시장이 조정될 경우의 리스크다. 거래대금이 떨어지면서 신용공여금이 증가세를 보이는 '역발동' 현상도 우려된다. 장중 거래량은 줄어드는데 신용융자만 계속 쌓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강제 청산(마진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연구원은 "이전보다 높아진 리스크에 대한 고민 병행이 필요하다"며 "신용공여금 확대에 따른 레버리지 리스크는 단순 거래대금 증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발행어음 리스크·거래대금 기울기 …  증권사 수익성 좌우하는 두 변수
     
    발행어음과 IMA 사업의 급속한 확대도 새로운 위험요소다. 발행어음 사업 참여사가 기존 4개사(한국, NH, KB, 미래에셋)에서 3개사(카솜, 신한, 하나)가 추가되면서 7개사로 확대됐다.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동시에, 발행어음 시장 자체의 구조적 취약점도 노출되고 있다.
     
    발행어음의 가장 큰 문제는 예금자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개별 금융기관의 파산 시 예금보험공사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또한 증권사는 짧은 기간의 조달(발행어음)에 비해 긴 기간의 자산에 투자하는 구조로, 금리 급등 상황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 연구원은 "발행어음과 IMA의 경우 자금 조달 후 주요 투자자산으로 직접 보유하는 특성상 최종적인 손실 · 이익 부담이 증권사에 귀결된다"며 "만약 기업여신이나 부동산 자산 부실화가 발생할 경우 증권사의 재무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거래대금의 추세 변화도 증권사 실적을 크게 좌우한다.

    그는 "거래대금 중기의 기울기와 맞물림 센티먼트가 향후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즉 거래대금의 절대 수치보다는 추세 방향이 증권사 실적을 좌우할 변수라는 의미다. 거래대금이 감소세로 돌아서면 신용공여금 증가분이 손실로 전환될 수 있다.

    현재의 호황이 지속되지 않고 거래대금의 기울기가 완만해지거나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증권사의 수익성도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신용공여금에 크게 의존하는 증권사들은 거래대금 추세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 그룹별 격차 심화  … 중소형사 '구조적 약점'
     
    위탁매매 기반이 미흡한 증권사의 점유율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위탁매매 기반이 부족하거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의존도가 높은 중대·중소형사는 거래대금 증가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발행어음이나 IMA 사업에 진출하지 못한 일반증권사들은 수익 증가의 혜택에서 더욱 멀어지고 있다.

    대형사의 1분기 일반증권사(중대형사+중소형사) 영업순수익 대비 비율이 416%로 전년 동기(376%) 대비 상승했다. 이는 대형사와 일반증권사의 실적 격차가 가파르게 벌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소형사의 점유율 하락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거래대금 증가와 신용공여금 확대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면서도 발행어음 · IMA 같은 새로운 고수익 사업에서는 더욱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혁진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위탁매매 기반이 미흡하여 시장거래대금 증가 효과를 향유하지 못하거나 프로젝트파이낸싱 의존도가 높아 투자은행부문 실적 저하 부담이 클수록 중대 · 중소형사의 점유율 하방 압력이 클 수밖에 없다"며 "향후 신용공여금 리스크와 발행어음 시장의 안정성 관련 규제 강화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