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여행용 수요에서 전세 대기 수요까지 빨아들인 단기임대 시장서울 전세 매물 1만7000건대로 감소 … 원하는 집 못 구한 세입자들"호텔보다 싸고 계약은 유연" … 알짜 매물 구하려 임시 거처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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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 매물 감소와 집값 상승,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단기임대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과거 출장·여행 중심이던 '한 달 살기' 수요에 전세 대기 수요와 갈아타기 실수요까지 유입되면서 단기임대가 전세난 속 임시 거처 역할까지 맡는 분위기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단기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1880억원으로 전년(840억원) 대비 약 2.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거래액은 3000억원, 누적 계약 건수는 25만5000건을 넘어섰고 등록 매물도 9만5000개 수준까지 늘었다.

    단기임대 플랫폼 시장 자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삼삼엠투 외에도 에어비앤비 코리아, 리브애니웨어, 미스터멘션 등 단기 체류형 플랫폼 이용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과거 한 달 살기 중심이던 수요가 최근에는 전세 공백과 입주 지연, 재건축 이주, 인테리어 공사 대기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단기임대 플랫폼 이용자 A씨는 삼삼엠투를 통해 경기도 용인 오피스텔을 4주간 빌렸다. 기존에 살던 집 인테리어 공사가 시작되면서 당장 머물 곳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A씨는 "호텔보다 비용 부담이 낮고, 일반 월세보다 계약 기간을 유연하게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임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전세 계약 만료 이후 새 집 입주일까지 시간이 비는 세입자들도 단기임대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또 다른 이용자 B씨는 전세 계약은 끝났지만 다음 집 입주까지 30~60일가량 머물 곳이 필요해 공유주거 업체 맹그로브를 통해 단기 거주지를 찾았다. 전세와 매매 계약 일정이 맞지 않는 실수요자들이 단기임대를 임시 거처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서울시가 국토교통부 실거래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851건으로 전월 대비 25.1% 늘었다. 다만 거래의 80.8%는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 영향으로 고가 주택 갈아타기는 막히고, 실수요가 가능한 가격대 거래만 일부 이어지는 흐름이다.

    가격 부담도 여전하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34% 상승했다. 서울 핵심지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실수요자들의 매수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전세시장 상황은 더 빡빡하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8046건으로 전월보다 2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8.82% 상승했다. 전세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세입자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실제 서울 전세 매물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올해 1월 약 2만3000건 수준에서 지난달 말 기준 1만6000건대로 줄었다. 강남권과 역세권 대단지를 중심으로 전세 물건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원하는 지역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매매는 대출과 가격 부담에 막히고 전세는 물건 부족과 전셋값 상승으로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세입자들이 단기임대로 밀려나는 구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전세 계약 종료 이후 다음 집 입주 일정이 맞지 않거나 원하는 지역 전세 매물을 구하지 못한 수요가 1~3개월 단기임대를 임시 거처처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단기임대 이용 목적도 변화하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출장·여행·인테리어 공사 수요 비중이 컸다면 최근에는 학군 이동과 재건축 이주, 신축 입주 지연, 전세 대기 수요까지 유입되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전세 매물 부족, 보증금 부담, 대출 규제, 입주 지연 등이 겹치면서 매매와 전세 사이에 낀 실수요자들이 임시 거처로 단기임대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서울 주요 지역은 전세 물건 자체가 줄어든 데다 가격 부담도 커져 세입자들이 원하는 시점과 지역에 맞는 집을 찾기 어려워졌다"며 "기존에는 친척집이나 고시원, 호텔 등으로 버티던 1~3개월 주거 공백 수요가 플랫폼 기반 단기임대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단기임대는 계약 기간이 짧고 보증금 부담이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월 단위 비용으로 보면 일반 전월세보다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전세난이 길어질수록 단기임대 시장은 더 커질 수 있지만, 이는 주거 선택지가 다양해졌다기보다 기존 임대차 시장에서 밀려난 수요가 임시 거처를 찾는 흐름에 가깝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