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전염병·폭염 삼중고… 먹거리 물가 덮친 '퍼펙트 스톰'달걀·돼지고기·소고기·닭고기 가격 일제히 상승에 비상이상기후 현실화 땐 물가 폭등에 농가경영 비상 상황 정부, 수급안정대책반 가동 및 비축물량 확대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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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 전쟁 장기화와 가축전염병 확산으로 축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올여름 역대급 폭염과 집중호우까지 예고되면서 먹거리 물가 전반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배추·무 등 주요 채소 가격까지 흔들릴 경우 지난해에 이어 '금배추'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기상청은 올해 여름 평년보다 강한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시간당 100㎜ 안팎의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산물은 기상 여건에 따라 생산량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이상기후가 현실화할 경우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실제로 축산물 가격은 이미 강세를 보이고 있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보다 0.8% 하락했지만 축산물 가격은 5.8% 상승했다. 쌀(13.5%), 달걀(10.2%), 수입 쇠고기(7.6%), 돼지고기(5.8%), 국산 쇠고기(4.2%) 등이 일제히 올랐다.축산물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전염병이다. 살처분과 출하 감소가 이어지면서 공급량이 줄어든 영향이다.돼지고기 가격은 이미 평년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삼겹살은 100g당 2900원으로 평년보다 약 10%, 1년 전보다 약 12% 올랐다. 목심 역시 평년 대비 9%, 전년 대비 14% 상승했다.소고기 가격도 마찬가지다. 국내산 1등급 등심은 100g당 1만44원으로 처음으로 1만원 선을 넘어섰다. 미국산 냉장 쇠고기는 1년 전보다 27% 넘게 오르며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닭고기 가격도 심상치 않다. 육계 가격은 ㎏당 6683원으로 전년보다 약 20% 상승했다. 계란 가격 역시 특란 30구 기준 7412원으로 7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
- ▲ 중동발 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를 3%대로 끌어올렸다. 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외식은 2.6%,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는 4.4% 올랐다. ⓒ뉴시스
문제는 앞으로다. 축산물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폭염과 폭우가 농산물 생산에 추가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일부 채소 가격은 이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대파 가격은 1㎏당 2965원으로 1년 전보다 42% 급등했고, 청양고추도 11% 넘게 상승했다.특히 여름철 공급을 책임지는 고랭지 배추와 무는 재배면적 자체가 줄어들 전망이다. 최근 반복되는 폭염과 집중호우, 병해충 증가로 농가들이 재배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량이 예상보다 더 감소할 경우 배추 가격이 급등하는 '금배추' 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전문가들은 올여름을 농산물 수급의 최대 고비로 보고 있다. 김병률 한국농산업미래연구원장은 "올여름 역대급 여름 폭염과 폭우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만큼 생산에 차질을 빚어 먹거리 파동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배추, 무 등 노지채소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겠지만 시설채소 역시 중동사태로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경영비 부담이 커지고 있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선제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무 비축 시기를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기고, 비축 물량도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2만1000톤으로 확대했다. 또 '여름철 농축산물 수급안정대책반'을 운영해 생육 상황과 출하 동향을 집중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비축 물량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정부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올여름 폭염과 집중호우가 장기화될 경우 농축산물 가격 불안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오른 고기와 계란 가격에 채소값까지 상승할 경우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