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86.7%로 최고 수준 … 대웅제약 80.0%로 뒤이어GC녹십자, 한미약품 73.3% … 종근당은 53.3%로 최저집중투표제는 5개사 모두 미준수 … 이사회 의장 독립성도 과제
  • ▲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종근당,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GC녹십자 본사 전경. ⓒ각 사
    ▲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종근당,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GC녹십자 본사 전경. ⓒ각 사
    국내 5대 제약사들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회사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은 80% 이상의 준수율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인 반면 종근당은 50%대에 머물렀다.

    특히 집중투표제와 이사회 의장 독립성은 주요 제약사 대부분이 충족하지 못한 공통 과제로 나타났다. 최근 제약사들이 글로벌 사업을 확대함에 따라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는 기업가치 제고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5대 제약사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했다. 이들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53.3~86.7%로 집계됐다. 5개사의 평균 준수율은 73.3%였다. 

    지배구조 핵심지표는 총 15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주주총회 운영의 투명성, 주주권리 보호,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 감사기구의 전문성 및 독립성 등 일반적인 기업 지배구조와 함께 주주, 이사회와 관련된 내용을 포함한다. 각 기업은 항목별 준수 여부를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준수율을 산정한다.

    5개사 중 가장 높은 준수율을 기록한 곳은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은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중 13개를 준수해 준수율 86.7%를 기록했다.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 현금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배당정책 통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위험관리 등 내부통제정책 운영 등 대부분의 항목을 충족했다.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최대주주는 공익법인인 유한재단이며 창업자 일가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유한양행도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지 않고 집중투표제를 채택하지 않은 점은 미준수 항목으로 남았다. 회사는 집중투표제와 관련해 2026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배제 관련 정관 조항을 삭제했으며 상법 시행일에 맞춰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15개 중 12개 항목을 충족해 준수율 80.0%로 5개사 중 두 번째로 높았다. 대웅제약은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전자투표,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 배당정책 통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내부통제정책,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설치, 내부감사기구 내 회계·재무 전문가 보유 등 주요 항목을 준수했다.

    대웅제약은 올해 지배구조 고도화를 추진했다. 올해 4월 1일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대규모 상장법인에 해당하게 되면서다. 회사는 정기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감사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이사회 결의를 통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신설했다. 

    회사 측은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사업 특성에 맞춰 자율·책임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웅제약은 현금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여부, 집중투표제 채택 항목은 충족하지 못했다.

    GC녹십자와 한미약품은 각각 15개 중 11개 항목을 충족해 준수율 73.3%를 기록했다. 

    GC녹십자는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 현금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배당정책 통지, 내부통제정책 운영, 임원 선임 방지정책, 이사회 성별 다양성, 내부감사기구 관련 항목 등을 준수했다. 

    특히 회사는 2025~2027 사업연도 중기 배당정책을 수립·공시하고 배당금액 확정 이후 투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배당 절차를 개선했다.

    다만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집중투표제는 미준수 항목으로 분류됐다. GC녹십자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운영해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점이 눈에 띈다. 한미약품은 2026년 3월 31일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5개사 중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은 곳은 한미약품이 유일하다.

    한미약품은 현금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배당정책 통지, 내부통제정책 운영,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임원 선임 방지정책, 이사회 성별 다양성,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설치, 내부감사기구 내 회계·재무 전문가 보유 등을 준수했다. 

    반면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집중투표제, 내부감사기구의 분기별 외부감사인 대면회의 항목은 미준수로 분류됐다.

    종근당은 15개 중 8개 항목을 충족해 준수율 53.3%를 기록했다. 5개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종근당은 전자투표,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임원 선임 방지정책, 이사회 성별 다양성, 내부감사기구 내 회계·재무 전문가 존재, 내부감사기구와 외부감사인의 분기별 회의, 내부감사기구의 중요정보 접근 절차 등은 준수했다.

    하지만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현금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 통지, 위험관리 등 내부통제정책,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집중투표제,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설치 등은 미준수 항목으로 나타났다.

    5대 제약사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과제는 집중투표제다. 이들 모두 집중투표제를 채택하지 않았거나 해당 항목을 미준수로 분류했다.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의 이사 선임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로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과 주주권 보호 측면에서 중요한 지표로 꼽힌다.

    이사회 의장 독립성도 과제로 남았다. 5개사 중 한미약품만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유한양행, GC녹십자, 대웅제약, 종근당은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지 않았다.

    최근 제약업계에서는 연구개발 투자 확대, 기술수출, 글로벌 시장 진출 등으로 기업가치가 높아지는만큼 지배구조 투명성에 대한 기준도 높아지고 있다. 

    오너 및 지주사 중심의 지배구조를 갖춘 제약사가 많은 만큼 이사회 독립성, 배당 예측가능성, 내부통제 체계 등은 투자자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기업은 장기간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한 산업인 만큼 경영 의사결정의 투명성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투자자 유치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