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페사' 품목허가 반려 … 제조·품질관리 보완 요구유동비율 29%·현금성 자산 38억원 … 유동성 우려 확대차입금 등 부채, 1년새 3천만원 '쑥' … 레버리지 10년 최고상업화 전환 분수령 … 허가 지연 장기화 여부에 시장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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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넥신. ⓒ제넥신
제넥신이 다시 상업화 시험대에 올랐다. 비투석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빈혈 치료제 '에페사(GX-E4)'의 국내 품목허가가 반려되면서 회사가 기대했던 본격적인 상업화 일정에도 제동이 걸렸다. 임상 실패는 아니지만, 허가가 늦어질수록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시장 관심은 자연스럽게 재무 체력으로 향하고 있다.8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제넥신의 에페사 품목허가 신청에 대해 반려 결정을 내렸다.제넥신 측은 식약처 심사 과정에서 일부 제조·품질관리(CMC) 및 위해성 관리계획(RMP) 관련 사항에 대한 추가 보완 요구를 받았으며 심사의견을 반영해 조속한 시일 내 재신청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다만 이번 반려는 임상 결과와는 무관하다. 제넥신은 주주 서한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으며 제조소 관리와 품질관리체계 보완이 주요 사유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이번 사안을 신약 가치 훼손보다는 허가일정 지연 이슈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문제는 시간이다.에페사는 단순한 파이프라인이 아니다. 에페사는 제넥신이 오랜 기간 개발해온 지속형 적혈구생성인자(EPO) 플랫폼의 대표 자산으로 꼽힌다. 국내 허가를 확보할 경우 회사가 추진해온 상업화 전략의 첫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아왔다.제넥신은 1999년 설립 이후 에페사를 비롯해 성장호르몬 치료제 'GX-H9', 면역항암제 'GX-I7' 등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개발해왔다. 기술이전과 임상 성과는 있었지만, 아직 기업가치를 근본적으로 바꿀 만한 상업화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업계가 이번 허가 반려를 단순 규제 이슈가 아닌 상업화 일정 지연으로 해석하는 이유다.시장이 에페사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페사는 단순 허가 과제가 아니라 제넥신이 기술개발 중심 기업에서 실제 매출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넘어설 수 있을지는 보여줄 첫 시험지에 가깝다.반대로 허가가 늦어질수록 상업화 시점도 함께 밀린다. 상업화가 늦어지면 재무 부담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재무제표에는 상업화 지연의 대가를 고스란히 나타내고 있다. 기술은 축적됐지만, 이를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연결하는 속도는 더디다. 연구개발비는 계속 투입되는 반면 상업화 성과가 제한적이면서 현금은 줄고 차입은 늘어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결국 에페사 허가 지연은 단순 일정 문제가 아니라 제넥신의 수익화 시점 자체를 늦추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1분기 유동비율은 29.7%에 불과하다. 1분기 기준 2023년 162%, 2024년 113%, 2025년 74.9% 등으로 3년 연속 하락했다. 최근 10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단기적으로 활용 가능한 자산보다 갚아야 할 부채가 훨씬 빠르게 늘고 있다는 의미다.현금 사정도 녹록지 않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38억원으로, 전년동기 69억원에 비해 44.5% 감소했다. 매출채권 역시 3년 연속 감소하면서 최근 10년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영업활동을 통해 새롭게 창출되는 현금보다 기존 자금을 활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이에 반해 차입 부담은 가중됐다. 전체 차입금은 1042억원으로, 최근 10년 최고치다. 2021년 154억원 불과했던 차입 규모가 5년 만에 1000억원을 넘어섰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45.3%로 5년 연속 상승하며 최근 10년 최고치를 기록했다.부채총계(1251억원) 역시 최근 10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2년 연속 상승한 부채비율(54.6%)의 경우 아직 절대적인 위험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상업화 지연이 장기화할 경우 재무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부담 요인이다.수익구조 역시 여전히 연구개발기업의 색채가 짙다.1분기 매출은 4억원으로, 전년동기 3억원에 비해 29.7% 증가했다. 하지만 절대 규모는 여전히 크지 않다. 영업손실은 89억원, 순손실은 124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 규모는 전년동기 189억원보다는 34.2% 줄었지만, 안정적인 현금창출구조와는 거리가 있다.연구개발 투자는 지속하고 있다. 1분기 연구개발비는 57억원으로 전년동기 55억원 대비 3.10% 증가했다. 최근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는 표적단백질분해(TPD) 플랫폼 기반 항암 후보물질 GX-BP1 전임상 결과를 공개하면서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도 나섰다.다만 시장 관심은 기술 자체보다 상업화에 쏠려 있다. 한때 바이오텍의 가치는 임상 진입과 기술수출 소식만으로도 평가받았다. 그러나 최근 시장은 허가와 매출, 로열티, 현금창출능력을 더 중요하게 본다. 제넥신 역시 같은 잣대 위에 올라섰다.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에페사 재신청 결과가 갖는 의미도 단순한 품목허가 여부를 넘어선다"며 "상업화 시계를 다시 돌릴 수 있을지 그리고 늘어나는 재무 부담을 스스로 해소하고 상업화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