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공급망 차질에 반도체 건설현장 영향통합교섭 놓고 노조·제조사 평행선 달려IMF 수준 출하량에 파업 겹쳐 업계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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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의 수도권 파업이 시작되면서 레미콘 제조사 등 관련 업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교섭 방식과 운반비 인상 폭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큰 데다 파업에 따라 제조사들의 출하량 감소가 불가피해지면서 건설현장의 레미콘 수급 차질도 본격화될 전망이다.8일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에 따르면 수도권 소속 조합원 8000명과 레미콘 믹서트럭 1만1000대가 이날 오전 8시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이번 파업 규모는 수도권 전체 레미콘 믹서트럭의 약 70% 수준이다. 전국 레미콘 물량의 55%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만큼 서울과 수도권 건설현장을 중심으로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국가 기간산업 관련 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레미콘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공정 지연 가능성도 제기된다.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광장 앞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9~10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과 한국레미콘공업협회, 12일 서울시청 등에서 집회를 이어가며 협상 타결 전까지 파업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이번 파업은 지난달 28일 실시된 파업 찬반투표에서 재적 조합원 대비 87.8%의 찬성으로 가결됐다.현재 레미콘 제조사들은 일부 비조합원 용차 및 자체 차량을 현장에 투입해 긴급한 물량을 위주로 공급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정상적인 공장 가동과 공급에 큰 타격이 발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레미콘업계 관계자는 "공장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용차를 최대한 수배해 급한 물량 중심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국토교통부도 중재안을 내놓고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만큼 조속한 협상 타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현재 양측의 협상 진전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협상 방식이다.노조 측은 올해 2월 서울행정법원이 운송사업자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며 3월 노조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아 통합교섭을 주장하고 있다.지부마다 차이 없이 수도권 전체를 대상으로 통합교섭을 진행해야 하며 제조사들이 5차례에 걸친 교섭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은 제조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다만 제조사들은 현재 해당 건은 항소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통합교섭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협상에 응할 경우 노조 지위를 사실상 인정하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권역별 협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또한 2024년 지방노동위원회·중앙노동위원회 모두 믹서트럭 운전기사를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어 노조 측의 주장은 행정소송 항소심을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는 입장이다.운반비 인상 폭도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노조는 대전권 협상 결과인 회전당 7만6500원에서 8만1000원으로 4500원(5.9%) 인상된 사례를 기준으로 수도권에서도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업계는 운반비 부담이 이미 크게 증가했다고 주장한다. 업계에 따르면 레미콘 가격은 2009년 5만6200원 대비 약 77% 상승한 반면 운반비는 같은 기간 150% 증가했다.레미콘 원가에서 운송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 안팎에 달하며 유류비 상승 부담 역시 제조사가 감당하고 있는 구조인 만큼 노조 측의 무리한 인상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업계에서는 양측이 교섭 방식과 운반비 인상 폭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수도권 건설현장의 셧다운 우려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또 다른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레미콘 출하량이 IMF 외환위기 수준 이하로 급감한 상황에서도, 레미콘 운반비는 단 한 번도 인하된 적 없이 매년 인상 요구가 반복되고 있어 피해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