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거래해도 소용없다 … 주거래은행 믿음 흔들충성고객 보상서 대출수요 조절 수단으로 변한 우대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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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 직장인 A씨는 20년 동안 월급 통장, 공과금, 적금까지 다 몰아준 '주거래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알아보다가 충격을 받았다. 충족시킬 수 있는 우대금리 항목과 혜택이 적어 한 번도 거래해 본 적 없는 타행이나 인터넷은행보다 오히려 금리가 더 높았기 때문이다.수십 년간 급여와 이체, 예적금을 한 곳에 몰아 사용하며 주거래 은행 혜택을 기대했던 금융 소비자들의 배신감이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충성고객 우대보다는 영업 전략에 따른 고무줄로 사용하면서 '금리 유목민'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10일 하나금융연구소가 발간한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5'에 따르면 금융소비자 10명 중 6명은 거래 은행을 이탈한 경험이 있었다. 이탈 원인으로는 '타행과의 비교(42%)'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른 은행이 조금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면 적극적으로 은행을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그동안 소비자들은 주거래 은행을 맹신해 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평균 4개 이상 은행과 거래하면서도 급여 이체나 주요 자산 거래는 단 '1곳'의 주거래 은행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평소 거래 기여도를 높여놓아야 향후 주담대 등 대출 시 '우대금리'라는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오랜 학습 효과 때문이다.금융감독원이 발표하는 '금융소비자 실태조사'에서도 비슷한 관성이 나타난다. 주거래 은행을 바꾸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 답변에서 ‘그동안 쌓은 급여 이체, 카드 실적 등 우대 혜택이 소멸할 것을 우려해서’라는 답변이 매번 최상위권을 차지한다.그러나 최근 주거래 은행 의미와 경계는 희미해지고 있다. 예·적금은 물론 대출 시에도 주거래 은행보다 타행이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우대금리의 성격이 당국의 가계부채 억제 기조 속에 대출수요 조절 수단으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가산금리는 '은행 마진'이라는 인식이 큰 항목인 만큼 조정 시 소비자 반발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비해 우대금리는 적용 범위와 규모를 상대적으로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실제 적용 금리를 조정하는데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선택지로 꼽힌다. 우리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상품 ‘우리아파트론’에 적용됐던 연 0.7%포인트 우대금리가 한도가 소진되면서 금리 하단이 4.37%로 상향된 것이 일례다.우대금리는 고객과 장기적인 신뢰를 쌓는 '관계형 금융'에서, 다른 은행 고객을 뺏어오기 위한 일회성 마케팅 용도로 변질되는 양상이다. 스마트폰 클릭 몇 번으로 대출을 갈아타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활성화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부추겼다. 은행들은 신규 유입용 선착순, 이벤트 특판에만 우대금리를 몰아주고 있다.앞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사장님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시중은행 중에서도 NH농협은행은 비대면 대환고객 대상 최대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한편, 갈아타기 완료 고객 중 일부를 추첨해 첫 달 이자를 지원하거나 포인트 형태로 최대 20만원을 제공하기도 했다.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주거래 은행을 고집하기보다 실질 금리를 비교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충성고객 관리보다 실적 맞추기용으로 쓰면서 주거래 은행이 설 자리가 없어졌다”며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주거래 우대금리에 의존하기보다는 실질 적용 금리를 비교하는 것이 이자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