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국내 최대 규모 중입자치료센터 착공 … 2031년 가동 목표연면적 1만2000평 규모 … 회전형 2대·고정형 1대 최고 사양 장비 장착세브란스 독주 속 서울대(2027년)·아산(2031년) 합류 … '빅3' 중입자 레이스 가속정몽준 이사장 "새 희망 기다리는 난치암 환자 위해 정주영 설립자 뜻 이을 것"
  • ▲ 서울아산병원 중입자치료센터 조감도. ⓒ서울아산병원
    ▲ 서울아산병원 중입자치료센터 조감도. ⓒ서울아산병원
    국내 암 환자 8명 중 1명을 치료하며 연간 106만 명의 암 환자를 진료하는 서울아산병원이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치료기 도입을 선언하며 난치성 암 극복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연세의료원(세브란스병원)과 서울대병원에 이어 국내 대형 상급종합병원들이 잇따라 중입자 인프라 구축에 뛰어들면서 국내 암 치료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빅3'의 무한 경쟁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아산병원은 11일 오후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박성욱 아산의료원장,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 등 병원 주요 관계자들과 츠토무 다케우치 도시바 대표 등 국내외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중입자치료센터 착공식'을 개최했다.

    ◆ 연면적 1만2000평 '국내 최대 규모' … 2031년 본격 가동

    오는 2031년 가동을 목표로 첫 삽을 뜬 서울아산병원 중입자치료센터는 지하 3층, 지상 9층에 연면적 39,502㎡(약 11,949평) 규모로 지어진다. 이는 현재 국내에 건립되었거나 추진 중인 중입자치료센터 중 단연 최대 규모다.

    센터 내부에는 환자의 편의성과 치료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회전형 치료기 2대와 고정형 치료기 1대 등 총 3대의 최고 사양 중입자 치료 장비가 도입될 예정이다.

    중입자치료는 탄소 등 이온을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뒤 중입자 빔을 암세포에 정밀 조사하는 최첨단 방사선치료법이다. 기존 방사선치료보다 세포 파괴력이 2~3배 높으면서도, 암세포만 집중 타격하고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해 종양학계에서는 '꿈의 치료 기술'로 평가받는다. 특히 초기 발견이 어려운 췌장암을 비롯해 폐암, 육종암, 신장암 및 재발암 등 난치성 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세브란스 독주 속 서울대·아산 추격 … 판도 변화 예고

    국내 의료계에서 중입자치료의 포문은 연세의료원이 열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023년 국내 최초로 중입자치료기를 도입해 가동을 시작했으며 현재 전립선암부터 췌장암, 간암, 폐암 등으로 치료 영역을 넓히며 국내 중입자치료 시장을 독주하고 있다.

    후발 주자들의 움직임도 매섭다. 서울대병원은 부산 기장군에 중입자치료센터를 건립 중이며 오는 2027년 하반기 개원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국내 최대 암 치료 인프라를 보유한 서울아산병원까지 2031년 가동을 목표로 합류하면서, 환자들의 해외 원정 치료 수요를 흡수하는 것은 물론 국내 난치성 암 치료 지형도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기존의 탄소 이온뿐만 아니라 헬륨, 네온, 산소 등 다양한 입자를 환자 상태에 맞춰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멀티이온빔' 기술을 전격 도입해 차별화를 꾀했다. 이를 통해 치료 내성이 강한 종양이나 소아 종양 환자까지 맞춤형 정밀의료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 정몽준 이사장 "정주영 설립자 정신 계승… 난치암 극복 사활"

    이날 착공식에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1977년 선친이신 정주영 설립자님이 아산재단을 만드실 때와 달리 오늘날 무의촌은 사실상 사라졌지만, 여전히 난치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많다"라며 "새로운 치료 기회를 기다리는 난치성 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중입자치료기 도입은 선친의 뜻을 이어가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도 "중입자치료는 장기간의 공사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최고 수준의 암 치료를 위해 도입을 결정하게 됐다"라며 "암 환자들의 치료 성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서울아산병원의 글로벌 의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