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급제·차등 적용' 넘어 최저임금 인상률 논의 본격화노동계 1만2000원 요구, 경영계는 동결·최소 인상 주장법정 심의기한 D-7 … 7월 중순까지 최종안 도출 전망
  • ▲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오른쪽)이 11일 오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오른쪽)이 11일 오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가 핵심 쟁점인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과 '업종별 차등 적용' 문제에 대한 논의를 일단락 짓고, 이제 본격적인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결정을 위한 논의에 돌입한다.

    22일 노동계와 경영계에 따르면 최임위는 최근 열린 제7차 전원회의까지 도급제 노동자 적용 확대와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를 집중 논의했다. 노사 양측은 각각의 입장에서 상당한 깊이의 논거를 제시했지만 견해 차가 좁혀지지 않아 두 사안 모두 표결 끝에 부결됐다. 이로써 구조적 쟁점에 대한 논의는 일단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됐다.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문제와 관련해 노동계는 플랫폼 노동자,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등 도급제 형태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용 형태와 관계없이 노동의 실질적 종속성이 있는 경우 최저임금 보호가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반면 경영계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분류되지 않는 이들까지 최저임금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최임위 권한의 범위를 벗어나는 사안이며, 법률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업종별 차등 적용 논의 역시 팽팽한 논쟁이 이어졌다. 사용자위원들은 숙박·음식점업 등 영세 업종의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근로자위원들은 동일 노동에 대한 동일 임금 원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특정 업종 노동자의 처우를 제도적으로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두 사안이 부결로 마무리되면서 노사 양측은 각자의 경로를 통해 요구 관철에 나설 방침이다. 노동계는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확대를 위한 입법운동 및 사회적 여론전에 집중하기로 했다. 경영계 역시 업종별 차등 적용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국회와 정부에 지속적으로 제기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최임위의 논의는 최저임금 수준 결정이라는 핵심 과제로 무게 중심이 이동한다. 시간적 여유는 많지 않다. 최저임금법상 내년도 최저임금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하며, 올해 법정 심의기한은 오는 29일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 고시해야 하는 만큼 7월 중순까지는 최종안이 도출돼야 한다.

    노동계는 물가 상승과 실질임금 감소를 근거로 14.7% 인상된 시간당 1만2000원을 공식 요구안으로 제출할 방침이다. 반면 경영계는 내수 침체와 자영업자 경영난을 고려해 동결 또는 최소 수준 인상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노사는 최초 요구안과 수정안을 반복 제출하며 격차를 좁혀가는 과정을 밟는다. 지난해에도 노사 간 최초 요구안 차이가 2000원 이상 벌어졌지만 최종 심의 과정에서 격차가 수십원 수준까지 축소된 뒤 공익위원 주도의 표결로 결정됐다.

    전문가들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 부담을 외면해서는 안 되지만, 경기 침체와 자영업 위기라는 현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진영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인상하면 오히려 취업시장이 침체되는 등 노동시장에 왜곡을 줄 수 있다"며 "상한선은 물가 상승률 정도가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실적 인상률로 2~5% 수준을 제언하고 있어, 노사 간 줄다리기가 어느 지점에서 수렴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