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신규 접수 중단…농협생명은 올해 한도 이미 소진보험계약대출 55.9조원…금융당국, 다음 달 카드사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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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여파가 보험업계로 번지고 있다. 은행권 대출 규제로 보험사에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주요 보험사들도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하거나 금리를 올리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대출모집인들에게 주택담보대출 신규 접수를 일시 중단한다고 안내했다. 이미 접수돼 심사나 실행이 진행 중인 대출은 정상 처리되며, 신규 접수 재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농협생명은 지난 3월 올해 배정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모두 소진해 현재 신규 대출을 받지 않고 있으며, 향후 금융당국 지침에 맞춰 대응할 계획이다.

    삼성화재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일부 지점은 주담대 신규 접수도 중단한 바 있다.

    보험사로 대출 수요가 몰린 것은 은행권 대출 규제 강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보험사 주택담보대출은 급여이체나 카드 사용 등 복잡한 부수거래 조건이 거의 없는 데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은행(40%)보다 높은 50%가 적용돼 상대적으로 대출 여력이 크다. 

    더욱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선 은행권이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하면서 일부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대출금리가 높아지면 DSR 산정 시 원리금 부담이 커져 대출 한도도 줄어든다. 이 때문에 일부 대출 상담 현장에서는 은행에서 DSR 한도가 부족한 차주에게 보험사 이용을 안내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보험업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약 9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2021년 7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은행권 대출 규제와 함께 최근 증시 상승으로 투자자금 수요까지 겹치면서 보험사 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사들은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보험계약대출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보험계약대출은 계약자의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하는 대출로, 일반 신용대출과 달리 별도의 담보 설정이나 신용심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최근 보험계약대출 잔액이 빠르게 늘어나자 삼성생명은 한도를 기존 해약환급금의 95%에서 85%로 낮췄고, 삼성화재를 비롯해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도 상품별 한도를 조정하거나 일부 상품 취급을 제한했다.

    생명·손해보험사 10곳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55조8890억원으로 전월보다 5812억원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계약대출은 고객이 자신의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이용하는 구조여서 일반 가계대출처럼 공급을 통제하기는 쉽지 않다"며 "최근 투자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보험사들을 소집해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점검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카드업계를 대상으로도 가계대출 관리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은행권에서 시작된 대출 규제가 보험사를 넘어 카드사까지 확대되면서 비은행권 전반의 대출 관리 기조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