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고점 대비 30%가량 빠져, 연준 통화긴축 전망 영향'금테크' 열풍 빠르게 식어 … 가격보다 투심 먼저 이탈중앙은행 금 매수 하단지지 변수, 하반기 반등여부 주목
  • ▲ 한국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골드바의 모습 ⓒ뉴데일리
    ▲ 한국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골드바의 모습 ⓒ뉴데일리
    올해 초 품귀 현상까지 빚었던 금 투자 열풍이 빠르게 식고 있다. 금값이 사상 최고치 대비 30% 가까이 하락하면서 시중은행의 골드뱅킹 잔액과 실물 골드바 판매액이 일제히 급감하며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금 가격은 약 13% 떨어지면서 2013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분기 기준 하락폭을 기록했다.

    ◆ 사상 최고치 경신 후 반전 … 금리 인상 우려에 매력 뚝

    금 가격은 올해 1월 온스당 5595 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25일 미국 뉴욕시장에서 금 가격은 온스당 3992 달러를 기록하면서 7개월 만에 온스 당 4000 달러 선을 밑돌기도 했다. 약 5개월만에 28.7%가 떨어진 것이다.

    금값 하락 배경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과 강달러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금은 이자를 제공하지 않는 자산인 만큼 금리 인상기에는 국채 등 이자수익 자산에 비해 투자 매력이 떨어지게 된다.

    영국 투자은행 판뮤어 리베룸의 톰 프라이스 애널리스트는 “케빈 워시 의장이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고 시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한 것이 금값 하락의 핵심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 골드뱅킹·골드바 동반 냉각 … '금 사재기'서 관망세 전환

    국내 금 투자 자산도 시세 하락 영향을 받아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주요 3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 기준 골드뱅킹 잔액은 올해 1월 2조4434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골드뱅킹은 원화를 입금하면 국제 금시세와 환율을 적용해 그램(g) 단위 금으로 적립할 수 있는 예금형 상품이다. 실물 금을 직접 보관하지 않는 대신 금값과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손익이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1월 잔액 고점을 기록한 배경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율 상승 영향이 꼽힌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지정학적 불안이 커질 때 수요가 늘고, 골드뱅킹은 환율 상승 시 평가이익이 확대되는 구조다.

    다만 이후 매월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6월 말 기준 1조8370억원으로 2조원 선이 무너졌다. 고점 대비 5개월 만에 약 6064억원(24.8%) 줄어든 것이다.

    잔액 감소 주요 요인으로는 금값 하락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차익실현이 꼽힌다. 지난 1월 29일 KRX 금현물 가격이 g당 26만9780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6월 중순 기준 20만원선까지 20% 넘게 급락했다. 연초 급등기에 진입했던 투자자들은 가파른 조정세에 놀라 차익실현에 나서거나 손실을 우려해 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골드뱅킹 잔액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금 투자 지표가 모두 하향 곡선을 그리는 양상이다. 골드뱅킹 계좌 수는 1월 34만1160좌에서 6월 34만9951좌로 소폭 늘었지만, 월별 신규 증가 폭은 연초 대비 크게 둔화됐다. 연초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던 실물 골드바 판매액 또한 지난 1월 897억7000만원에서 6월 말 327억원으로 63.6% 감소했다.

    증시 강세와 맞물려 머니무브가 가속화되는 점도 투자자들이 금 사재기 보다는 관망세로 돌아선 요인이다. 향후 금 투자심리는 미국 물가 지표와 연준 정책 방향, 중동 정세와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금 가격이 온스당 4300달러 이하에서는 주요 중앙은행의 저가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중국의 외환보유액 대비 금 보유 비중이 여전히 낮아 추가 매입 여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춤한 금값 흐름은 장기 상승 추세 속 숨고르기 측면”이라며 “미·이란 전쟁 종결 후 3~4분기 내 금 가격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