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완화·연준 긴축 완화 기조에 금값 ‘급락’… 개인투자자들 저가 매수 확대국제 금값 4000달러선 붕괴 후 등락 지속… 국내선 골드뱅킹 잔액 역대 최대폭 증가전문가 “최근 급락, 단기 조정 국면 … 내년 상반기 중 온스당 5000달러 전망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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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공행진하던 국제 금값이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금테크(금 투자)’ 열기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단기 조정 국면을 ‘저점매수’ 기회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금 관련 상품 거래가 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 금 시세는 지난달 20일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4359.40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불과 6거래일 만인 지난달 28일,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40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이후 소폭 반등하며 현재는 온스당 4000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흐름은 비슷하다.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순금 1g 가격은 18만8750원으로 마감했다. 보름 전인 지난달 15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22만7000원) 대비 16%나 떨어졌다.

    미·중 무역 갈등 완화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약화된 데다, 금값과 반대로 움직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꺾이면서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국내 투자자들은 오히려 ‘저가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지난달 30일 기준 골드뱅킹 잔액은 1조6203억원으로, 전월(1조4171억원) 대비 2032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금값 하락을 ‘단기 조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내년 초까지 미국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미·중 패권 경쟁과 지정학적 긴장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HSBC·뱅크오브아메리카(BoA)·소시에테제네랄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내년 국제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BoA는 “이번 조정은 일시적이며, 금의 강세장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총괄사장은 “최근 금값 하락은 일시적인 조정기에 해당되며, 투자 적기로 판단한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실버·골드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중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 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과거처럼 급등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공존한다.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최근의 급등세는 과거 랠리와 비교해 정당화하기 어렵다"며 내년 말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3500달러로 낮췄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값 하락을 조정 구간으로 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단기 변동성이 분산투자 수단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