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코빗 점유율 0.5%…경쟁 제한 우려 낮아"남은 변수는 '대주주 지분 제한'…디지털자산기본법도 표류
  • ▲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월 5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의사 진행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월 5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의사 진행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았지만 또 다른 변수가 국회에 남았다. 하반기 국회에서 논의될 디지털자산기본법에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이 포함될 경우, 미래에셋의 코빗 지분 구조도 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지분 92.06% 취득에 대해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금융그룹 계열사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인수하는 첫 사례다. 

    공정위는 이번 거래를 증권업과 가상자산 거래소, 자산운용업과 가상자산 거래소 간 혼합형 기업결합으로 보고 경쟁 제한 여부를 심사했다. 상장주식 투자 플랫폼과 가상자산 거래소를 결합한 서비스 출시, 향후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형성 가능성 등을 검토했지만 코빗의 시장점유율이 낮아 경쟁 제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가상자산 거래량 기준 국내 시장점유율은 업비트가 약 69%, 빗썸이 약 28%, 코인원이 약 2%를 기록했다. 코빗은 약 0.5%, 고팍스는 약 0.1% 수준에 그쳤다. 

    공정위는 "현재 코빗의 유동성으로는 증권업이나 자산운용업 시장에서 경쟁사업자를 배제할 정도의 경쟁 제한 효과를 일으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코빗을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을 연결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홍콩에서 공개한 글로벌 투자 플랫폼 'MAPS'를 기반으로 주식·채권·ETF 등 전통 금융상품과 디지털자산을 하나의 생태계에서 연결하고, 향후 디지털자산기본법과 토큰증권(STO) 제도화에 맞춰 스테이블코인, 커스터디(수탁), 실물연계자산(RWA)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미래에셋이 코빗 지분 92.06%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에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규제가 담길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 미래에셋, 92% 지분 유지할까 … 입법 향방 주목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논의는 올해 초부터 본격화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월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거래소의 위상이 새롭게 강화되고 공신력이 높아지면 그 지위에 맞는 지배구조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했다"며 "그런 측면에서 대주주 지분율을 제한해 분산하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당시 정부는 대주주 지분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정치권에서는 시장점유율에 따라 대주주 지분 한도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도 한때 거론됐다.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인 거래소는 지분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송치형 회장이 보유한 지분 25.52% 가운데 10%포인트 이상을 처분해야 하고, 빗썸 역시 빗썸홀딩스가 보유한 73.56% 지분을 대폭 줄여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시장점유율은 시기에 따라 변동성이 큰 만큼 이를 기준으로 차등 규제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대주주 지분 규제에 절충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 국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처리를 추진하는 가운데, 거래소 대주주 지분은 원칙적으로 20%로 제한하되 산업 경쟁력과 기존 지분 구조 등을 고려해 예외를 인정하거나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여야는 물론 금융당국과 업계 간에도 규제 필요성과 적용 범위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당초 상반기 처리가 예상됐던 법안은 하반기 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컨설팅 역시 법안의 최종 내용과 적용 방식에 따라 향후 지분 구조를 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의 방향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지분 규제 역시 최종 입법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며 "거래소의 공공성과 산업 경쟁력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