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수리 자재 평균 5%·생활가전 9% 올라노트북·스마트폰 가격 상승 이어 AS 비용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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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모리 반도체와 주요 전자부품 가격 상승에서 시작된 ‘칩플레이션’이 스마트폰·노트북 등 완제품을 넘어 애프터서비스(AS)와 수리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서비스용 자재 납품가를 올리면서 소비자가 부담하는 수리비도 상승 압력을 받게 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초 삼성전자서비스에 공급하는 수리용 자재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 1월에 이어 6개월 만에 단가를 다시 조정한 것이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 제품의 수리용 자재비는 평균 5%, 생활가전(DA)사업부 제품은 평균 9% 올랐다. 인상 대상에는 스마트폰용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을 비롯해 에어컨·세탁기에 들어가는 모터와 컴프레서 등 주요 부품이 포함됐다.

    TV를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경쟁사와 비교해 부품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이번 인상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리비에서 자재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통상 80~90%에 달한다. 자재 납품가 인상이 소비자 서비스 요금에 즉시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부품 교체가 필요한 스마트폰과 생활가전의 수리비도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조정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메모리와 전자부품 가격 상승이 생산 단계에 그치지 않고 유지·보수 시장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수리용 자재 가격은 원가 변동과 경쟁사 단가 등을 반영해 결정되는데, 경쟁 업체들이 먼저 가격을 올리면서 삼성전자도 인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는 올해 들어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중심으로 완제품 가격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이 전년보다 21%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9월 출시가 예상되는 애플 ‘아이폰18 프로맥스’의 국내 판매가격이 300만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 공개될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8’도 256GB 모델 기준 출고가가 2000달러, 약 301만원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칩플레이션의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급증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있다. 스마트폰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20%, PC와 노트북은 15~25%로 추정된다. AI 서버는 이 비중이 40~50%에 달해 메모리 가격 상승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저전력 D램은 대체가 어렵고 가격 민감도가 낮아 공급 업체의 협상력이 커진 상황이다. 일부 메모리 업체가 고객사와 제품을 인수하지 않더라도 계약 금액을 지급하는 ‘테이크 오어 페이’ 방식의 장기 계약을 확대하는 것도 공급자 우위의 시장 구조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다만 반도체 가격 상승이 곧바로 전반적인 물가 급등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칩플레이션의 지속 여부는 스마트폰과 PC 판매가 가격 인상 이후에도 유지되는지, AI 서버 투자가 실제 수요로 이어지는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가격에 이어 수리비까지 오를 경우 소비자의 체감 부담은 한층 커질 수 있다”며 “향후 메모리 가격 상승 폭과 완제품 판매량, 제조사들이 늘어난 부품 원가를 소비자가격에 어느 수준까지 전가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