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큐보 처방 확대 … 제품 중심 사업구조 안착페트로자·베오바 가세 … 신규 매출원 확보 본격화해외 허가-상업화와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 동시 진행원가구조 개선에도 비용 증가 … 수익성 회복 여부 관건
  • ▲ 서울 서초구 소재 제일약품 사옥. ⓒ제일약품
    ▲ 서울 서초구 소재 제일약품 사옥. ⓒ제일약품
    제일약품이 하반기 수익성 회복을 위해 주력 신약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신규 품목의 시장 확대에 나선다. '자큐보'가 국내 시장에서 처방을 확대하는 가운데 '페트로자'와 '베오바'가 새로운 매출원으로 가세하고 해외에서는 자큐보의 허가와 상업화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제품 중심 사업구조 전환으로 원가 부담은 낮아졌지만,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와 판매관리비가 늘어난 만큼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하반기 자큐보의 국내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신규 품목 시장 확대와 해외사업 진전, 후속 신약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상품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제품 매출을 늘려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의 성과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변화의 중심에는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자큐보가 있다. 제일약품이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과 상업화에 성공한 국산 37호 신약이다. 2024년 10월 출시 이후 처방을 빠르게 늘리면서 제일약품의 제품 중심 사업구조 전환을 이끄는 핵심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1분기 자큐보 원외처방액은 212억원을 기록했으며 5월에는 월 처방액 76억원으로 국내 칼륨경쟁적위산분비차단제(P-CAB) 시장 2위에 올랐다. 제일약품은 구강붕해정 등 제형 확대를 통해 국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한편 자큐보를 새로운 수익 기반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자큐보 성장과 제품 중심 사업구조 전환에 따라 제일약품의 제품 매출은 691억원으로 전년동기 593억원보다 16.4%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3.0%로 상품 매출(607억원, 46.6%)을 넘어섰다. 회사는 올해 자큐보 매출 1000억원대 달성을 목표로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도입품목 축소로 상품 매출이 전년동기 1010억원에서 39.8% 감소하면서 전체 매출은 1303억원으로 20.0% 줄었다. 하반기에는 자큐보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신규 품목의 매출 기여를 확대해 외형 감소 흐름을 되돌리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하반기에는 다제내성 그람음성균 감염증 치료제 페트로자와 과민성방광 치료제 베오바가 자큐보의 뒤를 잇는 새로운 매출원으로 가세한다.

    제일약품은 2월 페트로자를 출시하고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에 나섰다.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약사위원회(DC)를 통과하는 등 대형병원 공급 기반을 넓히고 있으며 올해 6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트로자는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개발한 항생제로 제일약품이 국내 공급을 맡고 있다.

    베오바도 하반기 신규 매출원으로 꼽힌다. 2023년 출시 이후 비급여 시장에 머물렀지만, 4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적정성을 인정받은 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급여 등재가 이뤄질 경우 하반기부터 기존 미라베그론 계열 치료제와 본격적인 시장 경쟁에 들어갈 전망이다.

    관건은 사업구조 전환과 신규 품목 확대가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제품 중심 사업구조 전환은 원가구조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일약품의 1분기 매출원가(769억원)는 전년동기 1107억원보다 30.5% 감소했고 제품 원가율은 45.7%에서 37.6%로 8.06%p 낮아졌다. 도입품목 축소와 자큐보 등 제품 비중 확대에 따른 매출구조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신약개발과 영업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은 커졌다. 1분기 판매관리비는 529억원으로 전년동기 465억원보다 13.5% 증가했다. 연구개발비도 143억원으로 전년동기 98억원보다 46.0% 늘었고, 매출액 비중도 6.03%에서 11.0%로 4.99%p 상승했다.

    이에 영업이익은 4억원으로 전년동기 56억원보다 92.6% 급감했다. 제품 비중 확대와 원가율 개선에도 늘어난 R&D 투자와 영업비용이 수익성 개선을 제한한 것이다. 하반기 자큐보 성장과 신규 품목의 매출 기여가 늘어난 비용 부담을 얼마나 흡수할지가 실적 회복의 관건으로 꼽힌다.

    자큐보의 해외사업 확대도 추가적인 실적 성장 변수로 꼽힌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전세계 27개국을 대상으로 자큐보 기술수출과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중국과 인도에서 임상과 품목허가 절차를 진행하는 등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신규 적응증 임상 3상 진입에 따라 100만달러 규모 마일스톤이 발생했고, 인도에서는 임상 3상 성공에 따른 50만달러 규모 마일스톤 수령을 앞두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인도네시아 제약사와도 라이선스 및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상업화 기반을 넓히고 있다.

    해외 허가와 상업화가 본격화하면 자큐보의 성장 기반을 국내 처방시장에서 해외 기술료와 제품 공급으로 넓힐 수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연결 종속회사로 둔 제일약품 입장에서도 해외사업 성과가 연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전망이다.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후속 신약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제 'JP-2266'은 연내 임상 3상 시험계획(IND)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KRAS 돌연변이 암을 겨냥한 SOS1 저해제 'JSC-441'은 국내 임상 1상 진입을 준비 중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암세포의 DNA 손상 복구에 관여하는 PARP와 암세포 성장 신호에 관여하는 탱커레이즈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저해 항암제 '네수파립'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4개 암종으로 임상을 확대하고 글로벌 기술이전 가능성을 모색하는 등 자큐보 이후 성장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일약품 측은 "오랜 기간 전문의약품 사업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하면서 JP-2266, JSC-441과 같은 자체 신약후보물질을 꾸준히 발굴하고 연구해 왔다"며 "각 파이프라인의 임상 및 상업적 가치를 구체화해 R&D 경쟁력을 데이터와 성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